여자축구 강호 이천대교, 올 시즌 WK리그 이후 해체

여자 실업축구 '전통의 강호' 이천대교가 올 시즌 WK리그를 끝으로 해체됩니다.

대교 측 관계자 등에 따르면 대교 스포츠단은 여자축구단을 올 시즌 WK리그까지만 운영한 뒤 해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천대교 서명원 단장은 최근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을 만나 이런 뜻을 밝히고 선수단을 인수해 줄 기업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천대교는 2002년 '대교 캥거루스 여자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해 이듬해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여자축구의 명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WK리그에서는 원년인 2009년 통합 우승을 비롯해 3차례(2009·2011·2012년) 리그 정상에 올랐고, 2014∼2016년엔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했습니다.

심서연, 서현숙, 문미라 등 국가대표도 꾸준히 배출한 이천대교는 올 시즌 WK리그에서 승점 34로 인천 현대제철(승점 42)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대교 스포츠단은 2014년 배드민턴단 구성원 대부분을 인천국제공항공사로 보내고 운영을 접은 데 이어 여자축구단도 해체하면서 단체 스포츠팀을 보유하지 않게 됐습니다.

최근 일부 그룹 임직원이 여자축구단과 배드민턴단 선수들에게 월급 명의로 지급된 돈을 그룹 사회공헌팀 계좌로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영향이 여자축구단 해체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대교 측은 "직원의 개인적 행동"이며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다만, 대교는 현재도 진행 중인 유망주 개인 지원을 동계종목으로 확대하는 등 스포츠 분야 후원은 이어갈 방침입니다.

한편, 실업팀은 아니지만 한국 여자축구의 대표 주자들을 양성한 한양여대 축구부도 내년 신입생까지만 받고 더는 운영하지 않기로 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여자축구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양여대는 지소연을 비롯해 정설빈, 서현숙 등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