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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노숙하며 세계선수권 준비

여자 멀리뛰기 銅 바톨레타 "올림픽 金보다 값진 동메달"

티아나 바톨레타(32·미국)는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멀리뛰기 동메달을 차지한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많은 이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아쉬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톨레타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내가 손에 넣은 가장 값진 메달"이라고 말했다.

감격의 눈물이었다.

바톨레타는 12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멀리뛰기 결승에서 6m97을 뛰어 3위에 올랐다.

팀 동료 브리티니 리세(31)가 7m02로 우승했고, 다리야 클리시나(26·러시아)가 7m로 2위를 차지했다.

바톨레타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멀리뛰기 우승자다.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도 멀리뛰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톨레타는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400m계주에서도 우승했다.

올림픽 금메달만 3개를 손에 넣은 스타 플레이어다.

하지만 바톨레타는 런던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극심한 심리적인 고통을 겪었다.

그는 "나도 내가 낯설었다. 내가 쇠약해지고 있다는 걸 느꼈고, 나의 판단을 믿지 못할 지경이 됐다"며 "다들 나를 '이미 성공한 선수'라고 보고 있어서 도움을 청하지도 못했다"고 떠올렸다.

바톨레타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대회 전 3개월 동안 나는 홈리스였다. 돈도 거의 들고나오지 않아서 자주 노숙을 했다"고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2012년 존 바톨레타와 결혼한 그는 남편에게 별다른 설명 없이 집을 나왔다.

런던 대회를 마치고서야 바톨레타는 "두려움과 다툼, 위협, 학대가 없는 안전한 삶에서 벗어나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자신을 다그치고자 집을 나왔고, 훈련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바톨레타는 "훈련을 할 때가 가장 안전했다. 독특한 방법이지만, 이 방법을 쓰지 않으면 내가 되살아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걸 잃었지만, 예전의 나를 되찾기도 했다. 무슨 선택을 해도 잃는 것과 얻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바톨레타는 런던 세계선수권 400m계주 금메달을 따 두 개의 메달을 목에 걸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돌아갈 집은 없다.

바톨레타의 극단적인 방법을 남편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바톨레타와 남편은 이혼 수순을 밟고 있다.

바톨레타는 "나는 아직 주소가 없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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