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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위생' 안일했던 식약처…자체조사도 '대충대충'

'달걀 위생' 안일했던 식약처…자체조사도 '대충대충'
살충제 달걀 파동과 관련해 국민의 식품안전을 책임져야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응자세가 안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달걀 농가에서 진드기 퇴치를 위해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1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내용입니다.

당시 식약처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지만, 종합대책은 커녕 유럽에서 먼저 살충제 달걀 문제가 제기된 이후에도 식약처장이 '국내산은 문제없다'고 큰소리를 칠 정도로 무심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열린 식약처 업무보고에서 "작년 국감 이후 1년 동안 이뤄진 게 무엇이 있느냐"고 질책했습니다.

기 의원은 지난해 국감 당시 "일부 달걀 농가에서 진드기 발생을 막기 위해 맹독성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데 최근 3년 동안 달걀에 대한 잔류 농약 검사가 전무했다"며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가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식약처는 기 의원의 지적에 뒤늦게 조사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허점투성이였습니다.

기 의원은 "지난해 9∼10월, 올해 4∼5월 조사에서 (농약이) 하나도 안 나왔다고 했는데 7∼8월에 조사하니 네 군데서 다 나오고 있다"며 "이러니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사 대상이 전체 유통되는 달걀과 닭고기 규모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어 조사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약처가 잔류 농약을 검사한 게 달걀은 120개 농장에서 20개씩 2천400개, 양계장 60곳에서 각 1마리씩 총 60마리"라며 "이는 전체 유통되는 달걀 10만 개 중 1개, 닭 10만 마리 중 4마리로 샘플 수가 무의미할 정도로 적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닭 진드기 감염 비율은 94%,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61%에 달합니다.

류영진 식약처장의 섣부른 발언도 문제가 됐습니다.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 파문이 확산한 이후인 지난 10일 류 처장은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산 달걀은 문제가 없다"고 발언했지만, 닷새 만에 국산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입니다.

당시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 농약 검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류 처장은 오늘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의 추궁을 받고 "당시 식약처가 60건을 조사해서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아 그렇게 말했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소비자단체와 학계에서도 잔류 농약 검사는 물론 검사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식약처는 국회에 와서 종합대책 마련하겠다 답변만 하고 일은 하지 않은 것"이라며 "철저히 문책하고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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