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운의 국모, 명성황후의 초상화나 사진은 아직 공식 확인된 게 없습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한 화랑이 명성황후를 그린 걸로 보인다며 초상화 한 점을 공개했는데, 진위 논란이 거셉니다.
보도에 조정 기자입니다.
<기자>
흰색 한복을 입은 여성이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가죽신을 신고 머리에는 두건을 썼습니다.
초상화를 공개한 화랑은 명성황후의 초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김종춘/다보성갤러리 대표 : (명성황후는) 우리 국모 아닙니까. 그런데 사진 한 장도 없이… 여태껏 그랬다가 저로서는 확신을 가지지만.]
그 근거로 족자 뒷면의 글자를 제시했습니다. '부인초상'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 위에 '민 씨'라는 글씨가 더 있던 걸 적외선 촬영으로 확인했다는 겁니다.
'민 씨'라는 글씨는 누군가 지워버려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공개되자마자 진위 논란이 일었습니다.
역사학계 원로교수는 "입고 있는 옷이나 두건이 당시 복식과는 거리가 멀다"며 "명성황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초상화를 전공한 미대 교수는 "명성황후의 고향인 경기도 내륙 여성의 특징보다는 귀 모양 등을 볼 때 일본 여성의 얼굴형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 찍기를 꺼린 것으로 알려진 명성황후. 역사적 의미로 볼 때 그의 실제 모습을 담은 그림이나 사진은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잊을만하면 새로운 주장이 나오고 진위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