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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서 공정에 대응한다…韓 고전 총정리하는 '고전총간' 추진

중국이 동아시아 전역의 한문 전적 편찬을 목표로 진행하는 이른바 '고서공정'에 맞서, 우리나라 고전을 총정리하는 '한국고전총간' 사업이 추진됩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약 1만 종, 10만 권의 책으로 추산되는 한국의 한문 고서에 대해 교감 작업, 즉 여러 판본을 비교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작업과, 표점 작업, 즉, 원문에 마침표나 쉼표를 찍는 작업을 거쳐 온·오프라인 서적으로 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번역원은 1차적으로 내년부터 10년간 2천 종을 선별해 한국고전총간이라는 명칭으로 펴낼 예정입니다.

박재영 한국고전번역원 기획홍보실장은 "대학과 도서관에 흩어져 있는 서지를 먼저 정확하게 조사한 뒤 학술 가치가 있는 책을 골라내고자 한다"면서 "이 작업들을 마치면 고서의 번역 작업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문 고서는 보통 '논어'·'맹자' 같은 경학 관련 서적인 경부, '고려사'와 '동국통감' 같은 역사책인 사부, 학술과 사상에 관한 책인 자부, 개인 문집인 집부 등 네 개 부문으로 나뉩니다.

박 실장은 "지금까지 교감과 표점 작업이 끝난 한문 고서는 번역원이 1987년부터 2012년까지 발행한 '한국문집총간' 천259종에 불과하다"며 "한국문집총간은 모두 집부에 해당하며, 경부와 사부, 자부는 이 작업들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2000년대부터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베트남의 한문 전적을 편찬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대학은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에서 나온 사서 관련 한국 문헌 48책을 입수해 교감과 표점을 한 뒤 간단한 해제를 붙여 16책으로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학계는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자국 국경 안에서 벌어진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는 '동북공정'에 빗대어 고서공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박 실장은 "경제대국이 된 중국이 문화에서도 팽창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며 "한문으로 된 기록물은 모두 중국 문화의 산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한국고전총간은 유사 이래 한국인의 한문 저작을 포괄적으로 정리하려는 최초의 시도"라며 "한문 고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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