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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가수' 데뷔한 길원옥 할머니 "노래 부르는 게 직업"

'신인가수' 데뷔한 길원옥 할머니 "노래 부르는 게 직업"
오늘(10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89살 길원옥 할머니의 음반 제작발표회가 열렸습니다.

길 할머니는 제작발표회에서 애창곡 중 하나인 '한 많은 대동강'을 부르고 "집에서 혼자 있으면 괜히 내가 좋아하니까 남이 듣기 싫건 말건 나 혼자 노래하는 게 직업"이라고 말했습니다.

길 할머니는 지난해 9월부터 애창곡 15곡을 직접 부른 앨범 '길원옥의 평화'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휴매니지먼트 등과 함께 제작했습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할머니가 노래하시고는 뒤에서 수군덕거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다고 한다"며 "할머니가 처음엔 노래 실력을 숨기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았더라면 보통 여성처럼 노래 부르고 춤을 춰도 거리낌 없었을 '사람 길원옥'이 살았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진정한 해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작을 맡은 휴매니지먼트 장상욱 대표는 "할머니 꿈이 가수였으니 그 꿈을 이룸으로써 할머니가 행복해지시고 나아가서는 저희가 행복해지자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길 할머니의 코러스로 자원한 일부 시민들은 "할머니가 꿈을 이루는 자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지원했다"며 "길원옥 할머니와 모든 할머니가 더욱 행복해지시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길 할머니는 '남원의 봄 사건'이라는 노래를 즐겨부르는 노래로 꼽으며 "남원골에 바람났네 춘향이가 신발 벗어 손에 들고 버선발로 걸어오네 쥐도 새도 모르듯이 살짝살짝 걸어오네"라는 대목을 즉석에서 부르기도 했습니다.

길 할머니는 오는 14일 세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에 서울 청계광장 무대에 올라 가수로 정식 데뷔할 예정입니다.

정대협 측은 "음반은 저작권 문제 때문에 정식 판매되지는 않지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10만 원 이상 후원하는 '20만 동행인' 참여 시민들에게 선물로 나눠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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