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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에헴! 네 어찌 복날에 몸을 씻느뇨?"…'삼복더위' 관련된 재미있는 풍습

[라이프] "에헴! 네 어찌 복날에 몸을 씻느뇨?"…'삼복더위' 관련된 재미있는 풍습
오늘(11일)은 삼복(三伏) 중 하루인 말복(末伏)입니다. 삼복이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을 가리킵니다. '삼복 더위'라는 말이 있을 만큼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복날이면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찾는 사람도 많은데요. 이런 풍습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삼복의 유래와 다양한 풍습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세 번 엎드리면 무더위가 지나간다는 '삼복'

복날의 '복(伏)' 자는 '엎드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복에는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여름의 무더운 기운을 두려워해 세 번 엎드리고 나면 더위가 지나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전해집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삼복은 중국 진(秦)나라 때 여름 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개를 잡아 제사를 지내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에헴! 네 어찌 복날에 몸을 씻느뇨?
■ '삼복비'로 1년 농사 점친다?…재미있는 삼복 풍습

조선 시대 궁중에서는 삼복 때 고위 관료들에게 더위를 이기라는 뜻으로 '빙표'를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 빙표를 가지고 장빙고(藏氷庫)에 가면 얼음을 받아 갈 수 있었습니다.

삼복에 내리는 비를 '삼복비'라고 부르며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남쪽 지방에는 '초복날 소나기는 한 고방의 구슬보다 낫다'라는 삼복비를 반기는 의미의 속담이 전해집니다. 남쪽에서는 벼와 곡류가 주로 재배되기 때문에 더운 날 내리는 삼복비가 풍년을 의미합니다.
'에헴! 네 어찌 복날에 몸을 씻느뇨?
반면 북쪽 지방에는 '대추 팔아 결혼 자금 마련하려던 처자가 삼복비를 맞으며 운다'는 속담이 전해 내려옵니다. 북쪽에서는 과일과 대추 등을 주로 재배하는데 대추가 여름에 비를 맞으면 잘 자라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속담입니다. 삼복에는 목욕과 관련된 재미있는 풍습도 있습니다.

요즘은 날이 더우면 하루에도 여러 번 목욕을 하지만 과거에는 초복, 중복, 말복에 목욕을 금기시 했습니다.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를 잊고 초복에 목욕을 했다면 중복과 말복에도 목욕을 해야 합니다. 한 번 목욕을 하면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 동의보감도 추천한 삼계탕…'피로회복'에 제격인 이유는?

삼복에는 삼계탕집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을 늘 볼 수 있죠. 사람들이 복날 가장 많이 찾는 보양식이 '삼계탕'이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더운 날씨에 삼계탕 같은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방법으로 더위를 견뎌왔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닭고기를 여름철 건강에 이로운 음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계탕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은 더위에 지친 체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온이 올라가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해 열을 방출합니다. 이때 수분과 무기질 등이 함께 빠져나가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됩니다.
'에헴! 네 어찌 복날에 몸을 씻느뇨?
삼계탕의 재료인 닭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 마늘 등의 재료도 피로 회복에 효과적입니다.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감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합니다.

다만 고혈압 환자나 비만인 사람은 삼계탕을 먹을 때 유의해야 합니다. 삼계탕 국물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혈압을 높일 수 있고 칼로리가 높은 편이라 비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여름 마지막 삼복더위인 오늘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풍습을 되짚어보며 든든한 보양식으로 무더위를 이겨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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