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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시설도 아닌데…철조망으로 계곡 막은 상인들

<앵커>

이런 가시철조망 보게 되면 주변에 군사 시설 같은 게 있나 보다, 하실 텐데 더위를 피해 찾은 한 계곡에 이런 철조망이 설치된 곳이 있습니다. 알고 봤더니, 피서객들이 계곡에 마음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주변 상인들이 쳐놓은 겁니다.

이래도 되는지, 왜 철조망을 설치한 건지 임태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포천시 백운계곡의 한 지류입니다. 상류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오던 한 가족이 철조망에 막힙니다.

[계곡 물놀이객 : 어, 이거 뭐야? 앞에 보이지도 않고….]

어린이들은 칼날이 박힌 철조망을 겨우 통과했지만, 할아버지는 팔뚝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계곡 물놀이객 : 여기가 무슨 전쟁터도 아니고 말이야. 뭐 간첩이 내려올까 봐 철망을 친 거야?]

철조망은 백운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부터 100여 미터 계곡을 따라 쳐져 있습니다.

[김종순/피서객 : (왜 계곡 안 들어가세요?) 들어갈 수 없잖아요. 이렇게 철조망이 쳐져 있으니까.]

유일하게 철조망이 없어서 계곡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는 음료 장사를 하는 숙박업체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철조망을 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숙박업체 주인 : (철조망은 여기서 치신 거예요?) 아니요. 저희가 친 건 아니고요. (그럼 누가 친 거예요?) 그건 모르죠.]

하지만, 구석에서 치다 남은 철조망 뭉치를 가리키자 말이 바뀝니다.

[숙박업체 주인 : (저 철조망으로, 저걸로 치신 거 아니에요?) ……. (사장님이 사다 놓으신 거예요?) 네, 사다 놓은 거예요. (뭐에 쓰시려고요?) …….]

업체 측은 일대 땅 소유주인 절과 임대 계약을 맺고 장사를 하면서 청소까지 맡아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숙박업체 주인 : 쓰레기 같은 거 다 제가 관리하는 조건이죠. 그러다 보니까 내려와서 쓰레기, 다 음식쓰레기들 다 치워야 되는 입장이에요.]

포천시청은 사유지 내 시설물의 철거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행인들의 불편 해소와 안전을 위해 계도 차원에서 철거를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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