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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얼굴 보자' 전날부터 밤새 줄…53번 재판 진풍경


지난 2월 28일 구속기소 돼 3월 첫 공판준비 절차를 시작으로 7일 결심 공판까지 다섯 달 동안 진행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은 법정 안팎에서 여러 진풍경을 낳았고, 이 부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됐습니다.

매주 3차례 열린 이 부회장의 재판은 심리 내용이 많아 오전 10시에 시작해 밤늦게까지 이어지기 일쑤였지만 이 부회장은 종일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정면을 응시하며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재판에 임했습니다.

재벌가 후계자로서 단련된 모습이라는 분석과 함께,재판의 모든 과정이 일반에 공개되는 만큼 방청객과 취재진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이 부회장은 재판이 시작된 첫날부터 주머니에서 입술 보호제(립밤)를 꺼내 손으로 입을 가리고 꼼꼼히 바르기도 했는데,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했을 때도 답변 중간중간 립밤을 바르는 모습이 포착되며, '이재용 립밤'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찜통 같은 법정에 종일 갇혀 있던 그는 더위와 싸우기 위해 종종 책상 위에 놓인 물티슈를 꺼내 목 둘레를 훔쳐내는 등 재벌 총수라는 타이틀에 가려져 있던 '아저씨' 같은 모습도 내보였습니다.

매번 비슷한 시간대에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대법정에서 열렸는데, 작은 법정에서 더위와 씨름하던 피고인과 변호인,특검과 방청객들은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끝나면 모두 냉방 시설이 잘 갖춰진 대형 법정으로 '메뚜기 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법정 밖에선 선착순 방청이 가능한 이 부회장 재판을 보려는 이들의 자리 쟁탈전이 연일 계속됐습니다.

오전 7시 무렵부터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개인 가방이나 소지품을 법정 출입구 앞에 늘어놔 순번을 '찜'해 놓거나,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어 나눠 가져 새치기에 대비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 신문과 공방 절차가 진행된 최근엔 아예 집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밤새 줄을 서며 다음 날 재판을 기다린 방청객도 있었습니다.

삼성 관계자들도 매일같이 법원으로 출근 도장을 찍으며 일반 방청객들과 자리 경쟁을 벌이며 재판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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