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개체 수가 급증하는 여름에는 벌집 제거 신고도 폭주해 119대원들도 바빠집니다. 특히 7~8월에는 119대원들이 출동하는 신고 건수 절반이 벌집 제거일 정도입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여름철 도심에 말벌이 출몰하게 된 이유와 말벌 대처법을 살펴봤습니다.
■ "벌 떼가 나타났다"…119 출동 중 절반은 여름에 집중
지난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 벌떼·벌집 출현으로 인한 구조출동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벌 출현으로 인한 119 구조 출동은 3만 6,648건에 달했습니다. 2011년 연간 3,937건에서 2015년 9,195건으로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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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오르면 벌 생육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됩니다. 특히 말벌은 6월쯤 집을 짓기 시작해 폭염이 이어지는 7월과 8월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번식합니다.
열섬현상 등으로 뜨거워진 여름철 도심에 말벌이 출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도심 거주지 주변 환경이 달라진 영향도 있습니다.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내에 공원을 조성하는 등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녹지 면적이 넓어지면서, 도심에도 말벌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늘어난 겁니다.
■ 공격성 강해진 말벌…'검은색'과 '갈색' 옷은 피해라?
폭염과 장마가 반복되는 날씨에는 말벌 개체수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공격성도 강해집니다. 특히 말벌은 꿀벌보다 독샘 크기가 크고 여러 차례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말벌을 피하려면 야외활동 시에는 밝은색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연구에서 말벌이 어두운 색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해 6월부터 9월 초까지 가야산국립공원 등에서 등검은말벌, 털보말벌 등 벌집을 건드려 공격성향을 분석했는데요, 말벌은 사람의 가장 높은 부위인 머리 부분을 우선 공격하고, 머리카락 등 검은색 털이 있는 곳을 집중공격하는 성향을 보였습니다.
말벌은 일상적인 음악과 대화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약한 진동에도 수십 마리의 말벌이 벌집 밖으로 나오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벌집이 달린 기둥이나 나무에 충격을 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는 겁니다. 때문에 벌집이 작아 보이더라도 직접 제거하려고 시도하기보다는 119에 신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벌은 과일 향과 알코올이 포함된 향수에 끌리기 때문에 향기가 진한 화장품을 피하는 것도 벌에 쏘이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벌에 쏘였다면? 억지로 침 제거하지 말고 병원으로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다면, 머리를 감싼 후 최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재빨리 도망쳐야 합니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벌침을 억지로 제거해서는 안 됩니다. 침을 빼기 위해 상처 부위를 자극하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