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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더운 여름 아파트에서 '윙윙'…도심 속 말벌 주의보

[라이프] 더운 여름 아파트에서 '윙윙'…도심 속 말벌 주의보
지난 24일,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지름 20cm가량의 말벌 집이 발견됐습니다. 119대원이 출동해 10여 분만에 벌집을 제거했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심에서 벌집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말벌 개체 수가 급증하는 여름에는 벌집 제거 신고도 폭주해 119대원들도 바빠집니다. 특히 7~8월에는 119대원들이 출동하는 신고 건수 절반이 벌집 제거일 정도입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여름철 도심에 말벌이 출몰하게 된 이유와 말벌 대처법을 살펴봤습니다.

■ "벌 떼가 나타났다"…119 출동 중 절반은 여름에 집중

지난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 벌떼·벌집 출현으로 인한 구조출동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벌 출현으로 인한 119 구조 출동은 3만 6,648건에 달했습니다. 2011년 연간 3,937건에서 2015년 9,195건으로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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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벌떼·벌집 출현으로 인한 구조출동 통계자료><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2011년 3,937건 / 2012년 7,451건 / 2013년 6,868건/ 2014년 6,810 / 2015년 9,195건 / 2016년 7월 2,387건" data-captionyn="N" id="i201078103"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70803/201078103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특히 월별 출동 건수는 말벌의 활동이 왕성한 여름철에 몰려 있습니다. 8월이 1만 1,164건(30.5%)으로 가장 많았고 7월 8,621건(23.5%), 9월 8,148건(22.2%)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벌 출현으로 인한 전체 출동 건수의 54%가 날씨가 무더운 7월과 8월에 접수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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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벌떼·벌집 출현으로 인한 월별 출동 건수><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5월 2,035건(5.55%) / 6월 3,017건(8.23%) 꿀벌 활동기간 7월 8,621건(23.5%) / 8월 1만 1,164건(30.5%) / 9월 8,148건(22.2%) 말벌 활동기간 10월 2,393건(6.53%)" data-captionyn="N" id="i201078104"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70803/201078104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 여름철 도심에 출몰하는 말벌..이유는?

기온이 오르면 벌 생육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됩니다. 특히 말벌은 6월쯤 집을 짓기 시작해 폭염이 이어지는 7월과 8월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번식합니다.

열섬현상 등으로 뜨거워진 여름철 도심에 말벌이 출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도심 거주지 주변 환경이 달라진 영향도 있습니다.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내에 공원을 조성하는 등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녹지 면적이 넓어지면서, 도심에도 말벌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늘어난 겁니다.
여름철 도심에 말벌이 출몰하는 이유
전문가들은 무더운 여름 도심 쓰레기통도 벌이 좋아할 만한 요소라고 지적합니다. 말벌 성충은 당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여름철이면 시민들이 시원하고 달콤한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데, 쓰레기통에 버려진 컵에 남은 당분이 말벌을 끌어모은다는 겁니다.

■ 공격성 강해진 말벌…'검은색'과 '갈색' 옷은 피해라?

폭염과 장마가 반복되는 날씨에는 말벌 개체수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공격성도 강해집니다. 특히 말벌은 꿀벌보다 독샘 크기가 크고 여러 차례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말벌을 피하려면 야외활동 시에는 밝은색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연구에서 말벌이 어두운 색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해 6월부터 9월 초까지 가야산국립공원 등에서 등검은말벌, 털보말벌 등 벌집을 건드려 공격성향을 분석했는데요, 말벌은 사람의 가장 높은 부위인 머리 부분을 우선 공격하고, 머리카락 등 검은색 털이 있는 곳을 집중공격하는 성향을 보였습니다.
어두운색 좋아하는 말벌
화려한 색을 좋아한다고 알려졌던 기존의 인식과 달리, 말벌의 공격성은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말벌이 검은색이나 갈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이유를,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검정 또는 갈색 계열의 색상에서 찾았습니다.

말벌은 일상적인 음악과 대화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약한 진동에도 수십 마리의 말벌이 벌집 밖으로 나오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벌집이 달린 기둥이나 나무에 충격을 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는 겁니다. 때문에 벌집이 작아 보이더라도 직접 제거하려고 시도하기보다는 119에 신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벌은 과일 향과 알코올이 포함된 향수에 끌리기 때문에 향기가 진한 화장품을 피하는 것도 벌에 쏘이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벌에 쏘였다면? 억지로 침 제거하지 말고 병원으로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다면, 머리를 감싼 후 최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재빨리 도망쳐야 합니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벌침을 억지로 제거해서는 안 됩니다. 침을 빼기 위해 상처 부위를 자극하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벌에 쏘였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벌에 쏘인 부위는 얼음찜질로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추고, 빨리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얼음이 없다면 차가운 음료 캔 등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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