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나는 삼성 최고경영자 아니다"…의외의 승부수?

<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기소된 이후 처음으로 어제(2일) 법정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는데, 의외의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자신은 삼성그룹의 최고경영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겁니다. 그룹 경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고, 당연히 최순실 씨를 지원하는 결정도 그 경영인이 내린 거라는 주장입니다.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다른 피고인들의 신문이 길어지면서 예정보다 하루 늦게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은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삼성그룹 경영에 구체적 역할을 맡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미래전략실 해체 선언은 최지성 당시 미래전략실장의 의견이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미래전략실과 두 회사가 처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이 부회장의 진술은 먼저 신문을 받은 다른 삼성 전직 임원들 진술과 맥을 같이 합니다.

최 전 실장은 삼성 그룹의 후계자인 이 부회장과 꼭 필요한 내용만 공유했을 뿐, 미래전략실의 최종 결정권자는 본인이었고 이 부회장 승계는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탁할 만한 현안이 없는 만큼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한 것 등이 뇌물이 아니란 겁니다. 또 설령 뇌물이 되더라도 이 부회장은 관여한 게 없다며 선을 긋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늘과 내일 공방기일을 거치면 다음 주 월요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삼성 뇌물사건 1심 재판이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