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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으로 지하철로'…갈 곳 없는 노인들의 피서지

<앵커>

무더운 여름철 요즘 어르신들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피서지는 지하철입니다. 시원한 열차를 타거나 아니면 인천공항 같은 공공시설을 찾아서 한낮 더위를 피하는 노인분들이 많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행기 활주로가 훤히 보이는 인천국제공항터미널 4층 창가. 수십 명의 노인이 활주로를 바라보며 앉아 있습니다. 간단한 간식거리를 싸 온 사람도 있습니다.

[이한구/경기 고양시 : (해외여행) 가고 싶기도 한데, 대개 보면 경제사정이 허락이 안 되잖아요. 나이 든 사람들이.]

공항 1층 문화 공연장에 마련된 간이 의자를 채운 사람들도 대부분 노년층입니다.

[심혁봉/서울 성북구 : 여기 오니까 시원해서 살 만해요. 더워서 피서 온 거예요.]

지금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공항 안은 25도로 쾌적합니다. 하지만, 바깥은 31도를 육박해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많은 노인들이 공항을 피서지 삼아 찾아오는 겁니다.

오늘(2일) 낮 서울 상봉역에서 춘천행 열차를 타봤습니다. 승객의 90%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입니다. 춘천에 가려는 게 아니라, 오가는 열차 안에서 더운 낮을 보내려는 분들도 많습니다.

[지하철 피서객 : 집에 있으면 노곤하고 잠만 오고 그러니까 지하철 많이 타죠. 무임이니까.]

닷새에 하루꼴로 서울에 폭염 특보가 발효됐던 지난 7월, 한 달간 지하철 경로우대승차는 1천700만 건, 하루 평균 55만 건 꼴입니다.

서울에서 멀리 가지 못하는 분들은 시청 근처 지하광장을 피서지로 찾곤 합니다.

[신현필/서울 중랑구 : 암만 더워도 여기 들어오면 시원하다고요. 돈도 한푼 못 버는데 에어컨 틀면 전기료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무료 열차 안에서, 공공시설에서, 더위를 피하는 노인들에게는 '극성수기' 7말 8초 여름휴가도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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