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 외교관 755명 떠나라"…보복 맞불

<앵커>

러시아가 자국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의 3분의 2에 달하는 755명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싸고 두 나라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 외교부가 작심한 듯 성명을 영문 영상으로 제작했습니다. 

9월 1일까지 러시아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과 기술 요원 수를 미국에 파견된 러시아 외교관, 기술 요원과 정확히 맞추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755명이라는 숫자까지 못 막아 러시아를 떠나라고 요구했습니다.

창고와 별장 같은 러시아 내 미국의 외교자산도 압류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아주 오랫동안 미국과 관계가 바뀌길 기다렸습니다. 러시아가 아무런 대응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말 미 대선 해킹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관계를 고려해 맞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미 상원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를 가결하자 참았던 보복의 칼을 꺼내 들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로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미 국무부는 즉각 러시아의 조치가 '유감스럽고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 친러시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좋은 시절을 예고했던 두 나라 관계가 '신냉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얼어붙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