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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제헌의회선거 투표율 41%…마두로 '승리 선언'

현지시간 어제 치러진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선거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40%대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하고,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야권 반발과 국제사회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루세나 국가선거관리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모두 808만 9천320 명이 표를 던져 41.53%의 "놀라운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투표자가 200만∼300만 명에 그칠 것이라는 애초 예상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결과입니다.

뉴욕 투자은행 토리노캐피털이 현지 여론조사기관과 함께 실시한 출구조사에서는 투표자가 360만 명으로 관측됐습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들도 투표자가 300만 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대 이상의 결과에 고무된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지지자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연설을 하고 "이제 제헌의회를 갖게 됐다"며 승리를 선포했습니다.

국영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8년 혁명 역사에서 기록한 가장 큰 선거"라고 치켜세웠습니다.

18년은 차베스 전 대통령이 처음 집권한 1999년 이후 기간을 뜻하는 것입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위협의 한가운데에서 800만 명 이상이 나온 것"이라며, "제국주의가 싸움을 걸 때 우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독립운동가들의 피의 가치를 증명해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제헌의회가 몇 시간 안에 권한을 이양받고 기존 의원들의 면책특권을 박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의회뿐 아니라 검찰과 야당, 언론에 대해서도 조처를 취할 거라고 경고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습니다.

545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 제헌의회는 기존 헌법의 개정과 국가기관 해산 등 강력한 권한을 지니고 있어 우파 야권이 장악한 기존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정권의 권력을 강화하는 제도적 수단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야권은 이번 투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투쟁의 강도를 더 높일 예정입니다.

이번 투표 과정에서도 반정부 시위대와 군경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벌어져 제헌의회 선거 출마자 1명과 야당 정치인, 군인 등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숨졌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투표일 뒤에도 집회 금지령을 내리고 위반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또한, 제헌의회의 막강한 권한을 활용해 오는 12월 주지사 선거에서 야권 후보자들의 출마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 비판 강도는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현 의회를 대체하고 베네수엘라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이번 제헌의회 선거를 규탄한다"며, "강하고 신속한 추가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유럽연합과 아르헨티나, 캐나다, 콜롬비아, 멕시코, 파나마, 파라과이, 스페인, 영국 등도 일제히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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