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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사라지니 세종도서 목록도 변했네

지난해 출판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던 세종도서 선정사업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세종도서는 정부가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해 종당 1천만 원 이내로 구매해주는 출판지원사업으로, 1968년부터 시행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세종도서 선정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14∼2015년 세종도서 최종 심사 때 지원배제대상 도서가 선정되지 않도록 해 총 22종을 선정에서 배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문제도서'로 분류돼 선정에서 제외된 책 중에는 지난해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올해 상반기 세종도서 목록에는 과거에는 지원배제대상에 올라 선정되지 못했을 도서들이 눈에 띕니다.

교양부문에서는 음악계 대표적인 '블랙리스트'로 언급되는 윤이상의 음악과 삶을 다룬 '윤이상 평전'이 선정됐습니다.

문학부문에서는 세월호 수색에 참여한 민간잠수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김탁환의 소설 '거짓말이다'(북스피어)가 포함됐습니다.

2015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한 권도 세종도서에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2015년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이 '문제도서'로 분류됐던 작가 공지영의 수필 '시인의 밥상'(한겨레출판)도 문학부문 세종도서로 선정됐습니다.

이를 두고 출판계에서는 '블랙리스트'가 사라지니 선정 결과가 달라졌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이상 평전'을 펴낸 출판사 삼인의 홍승권 부사장은 "과거에는 꾸준히 1∼2종이 선정되곤 했는데 최근 3∼4년 동안에는 학술이든 문학이든 교양이든 한 권도 선정되지 못했다"라면서 "지난 연말부터 세종도서 선정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책을 펴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출판사 창비와 문학동네 책들도 각각 13종, 12종 세종도서에 선정됐습니다.

이들 대형출판사는 펴내는 책이 많은 만큼 그동안 세종도서 선정 때마다 선정 상한선인 25종을 다 채워 선정됐습니다.

그러나 2015년에는 창비와 문학동네 모두 6종 선정에 그쳤습니다.

올해 세종도서는 심사 과정에서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진흥원이 학회나 단체 등의 추천을 받은 뒤 심사위원을 선정하던 것에서 올해부터는 심사위원 숫자의 3∼5배수를 추천받은 뒤 추첨을 통해 최종 위원을 선정하는 '풀'(pool)제를 도입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과 회의록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블랙리스트'와 같은 정치적 검열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입니다.

선정 횟수도 연 1회에서 올해부터는 상·하반기 연 2회로 늘렸습니다.

좀 더 빨리 신간을 도서관 등에 보급하고 올해 초 서적도매상 송인서적의 부도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출판사들에도 도움을 주려는 취지입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세종도서 선정 때는 심사위원 선정의 공정성 강화 등에 신경을 썼다"라면서 "하반기 선정 때는 출판사들의 노동법 준수 여부를 세종도서 심사 때 반영하는 방안을 업계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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