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혼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최근 한 칼럼니스트가 "혼밥은 마음의 병이고 사회적 자폐"라고 말해 논란이 되면서 혼밥이 사람의 심리와 정서에 미치는 영향도 관심이 높습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흔한 문화로 자리 잡은 혼밥 문화를 파헤쳐보겠습니다.
■ '쓸쓸한 혼밥' vs '편안한 혼밥'…이유도 각양각색
혼자 사는 60대 박태규 씨는 점심은 복지관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먹지만 아침과 저녁은 늘 혼자 먹습니다.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끼니를 때우는 경우는 '타의적 혼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20대 대학생 신진우 씨는 '자의적 혼밥'을 즐깁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혼자 밥을 먹는다고 신 씨는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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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적 혼밥의 경우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배고파서'가 24.1%, '혼자 먹는 게 더 편해서'가 23.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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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은 스마트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캐나다 캘거리대 연구 결과 인터넷과 SNS의 발달이 혼밥 문화 조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혼자 밥을 먹으면서 스마트폰으로 SNS를 하거나 TV를 시청하면 외로움도 줄고 타인의 눈치도 덜 보게 된다는 겁니다.
최근 미국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사 도중 TV나 스마트폰을 사용한 사람들은 밥을 먹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게 돼 배가 부르더라도 먹는 것을 멈추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밥을 먹는 내내 고개를 숙여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를 유지할 경우 목에 부담이 생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혼밥이 몸에 좋을 수도 있다…관건은 스트레스
혼밥이 정신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네덜란드의 한 대학 연구결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당이 높아도 허기를 느끼고, 밥을 많이 먹어도 포만감을 못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타인으로 인한 스트레스 속에서 식사하는 게 맘 편히 먹는 자의적 혼밥보다 폭식을 유발해 건강에 나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SBS 취재진이 다른 사람과 함께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과자를 앞에 두고 젊은 여성 두 명에게 대화를 나누게 한 결과 스트레스가 없을 때는 과자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어로만 대화하게 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자 과자를 먹는 양이 늘었습니다.
결국 혼밥을 하더라도 스트레스 상황에 따라 정신 건강에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입니다.
(취재: 조동찬, 남주현 /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