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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세우고 '셀프 채용'…억대 연봉에 공짜 해외연수

유치원 세우고 '셀프 채용'…억대 연봉에 공짜 해외연수
충북의 한 사립 유치원이 원생들을 위해 써야 할 돈으로 설립자와 교원들에게 '돈 잔치'를 하다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설립자를 직원으로 등록해 유치원회계로 적지 않은 월급을 지급하고, 두 차례나 그의 해외여행 경비까지 제공했습니다.

유치원 회계는 정부가 지원하는 누리과정 예산과 학부모가 내는 교재비, 방과 후 활동비로 편성되는데 이런 돈을 설립자 배를 채우는 데 쓴 겁니다.

충북도교육청은 이 유치원을 포함해 사립 유치원 4곳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A 유치원 원장은 지난해 3월 1일 모 업체와 소방안전관리 업무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는 유치원 설립자를 '소방시설 관리자'로 채용해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월 270만 원씩 11개월간 총 2천 97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 설립자는 자신이 세운 또 다른 유치원과는 행정부장 직함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해 하루 6시간 근무하는 조건으로 이미 월 900만 원의 급여를 받고 있었습니다.

도교육청은 "A유치원과 설립자가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아 그가 실제로 일을 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유치원은 지난 2015년 5월 22일부터 4박 5일간 교원 28명이 사이판 연수를, 이듬해 5월 4일부터 4박 5일간 또다시 교원 31명이 필리핀 연수를 했습니다.

두 차례 해외연수에는 유치원 예산이 각각 1천 972만 원, 1천 867만 원이 쓰였습니다.

그러나 이 유치원은 공무국외출장 운영 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다녀 온 뒤 결과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원생들에게 써야 할 돈으로 교사들이 해외여행을 한 셈입니다.

설립자도 이 해외연수에 참여했는데, 두 차례의 해외여행에 총 263만 원의 경비가 유치원 예산으로 지원됐습니다.

이 유치원 원장은 설립자 소유의 임야에 자연생태학습장을 조성한다며 울타리 설치 비용 484만 원도 유치원 회계에서 부당 집행했습니다.

이미 2개의 유치원을 소유한 설립자가 유치원 신설을 위해 땅을 매입하는데 쓴 2천 827만 원도 역시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됐습니다.

도교육청은 "설립자에게 지급한 인건비와 국외연수비, 울타리 공사비, 토지 매입비 총 6천 544만여 원을 회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설립자에게는 이 유치원 원장을 정직 조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유치원 외에도 3개 유치원이 부적정한 회계처리로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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