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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오연서 "연기 그만둘 생각, 많이 해봤죠"

[인터뷰②] 오연서 "연기 그만둘 생각, 많이 해봤죠"
“어제 건강검진 받았어요. 30대가 되니 몸 좀 챙겨야겠더라고요.”

자리에 앉은 오연서에게 근황을 묻자 대뜸 전날 받은 건강검진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프면 고생이라며 나이를 먹으니 몸을 챙기게 된다고 말하는 오연서에게 가식 같은 건 없었다. 최근 종영한 SBS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에서 연기호흡을 맞춘 배우 주원이 “지금껏 만난 여배우 중에서 가장 털털하다”고 했다는 오연서는 진짜 그랬다. 솔직했고 유쾌했다.

오연서는 ‘엽기적인 그녀’에서 기행을 일삼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릴 적 궁중 암투 속에서 어머니를 잃은 상처를 지니고 사는 혜명공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혜명은 견우(주원 분)와의 만남과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내적성장까지 이루는 캐릭터. 오연서는 혜명공주의 엽기적인 모습부터 사랑에 빠진 여인의 아름다움, 나아가 자신의 삶을 올곧게 세우는 당당함까지 표현하며 스펙트럼 넓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엽기적인 그녀’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지난해 8월 촬영을 시작해 올 3월에 종료했다. 이에 오연서에게는 드라마 촬영의 기억이 이미 한참 지난 과거의 일이다. 보통의 시청자처럼 ‘엽기적인 그녀’ 방송을 챙겨보며 모니터했다는 그녀. 시간은 오래 지났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는 ‘엽기적인 그녀’에 대해 전혀 ‘엽기적이지 않은’ 오연서와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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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지현-차태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원작이잖아요. 성공한 영화가 원작이라 부담되지는 않았나요?
오연서: 찍기 전에는 부담됐어요. 근데 막상 대본을 받고 보니 영화와는 전혀 다른 얘기더라고요. 그래서 촬영할 땐 ‘엽기적인 그녀’를 제목으로 확정짓지 않고 가제로 놓고 촬영했어요. 결국 그 제목으로 가긴 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에 다른 성격의 인물들이 나와 영화와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Q. ‘엽기적인 그녀’가 영화를 드라마로 가져왔다면, 홍설 역을 맡은 영화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은 웹툰이 원작이지만 드라마로 먼저 선보인 걸 영화로 가져오게 됐어요.
오연서: ‘치인트’는 웹툰은 봤는데 드라마는 못 봤어요. 방영 당시 제가 다른 걸 하고 있을 때라 드라마를 챙겨보지 못했죠. 막상 영화 ‘치인트’의 홍설 역을 제안받으니 드라마를 더 못 보겠더라고요. 본 건 잔상에 남아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일부러 안 봤어요. 드라마가 16시간이라면 영화는 2시간에 모든 걸 담아내야 하는 매체라, 같은 ‘치인트’라도 영화와 드라마는 많이 다를 거예요. 또 같은 캐릭터라도 연기하는 배우가 다르면 다른 느낌이 나오잖아요. 전 영화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선택했고, 제 마지막 청춘물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찍었어요. 결말도 신선하고 좋아요. 영화 ‘치인트’도 기대해주세요.

Q. ‘엽기적인 그녀’의 후속인 SBS월화극 ‘조작’에 과거 걸그룹 LUV로 같이 활동했던 전혜빈 씨가 나와요.
오연서: 같이 연기한다는 게 좋아요. 그런 게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최근에 LUV 멤버 언니 한 분(은별)이 결혼했어요. 전 몸이 안 좋아서 못 가봤는데, 대신 저희 엄마가 가서 축하해주고 오셨어요.

Q. 과거 아이돌이었던 배우에게는 꼭 ‘그룹 OOO 출신’이란 설명이 따라붙는데, 연서씨는 안 그렇더라고요. 처음부터 배우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이유가 뭘까요.
오연서: LUV가 망해서? 하하하. 그룹이 유명했고 앨범을 많이 발매했다면, 그 아이돌로서의 선입견이 강해서 연기자로 이미지를 바꾸는 게 쉽지 않을 거예요. 전 아무래도 그룹 활동이 짧았기 때문에, 아이돌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게 쉬운 편이었죠. 제가 특출나게 연기를 잘해서가 아니라요. 제가 걸그룹 출신이란 말에 놀라는 분들도 많아요.

Q. 처음엔 꿈이 가수였는데 연기자로 바뀐 건가요?
오연서: 너무 어릴 때 데뷔해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어요. 그냥 무작정 연예인이 되고 싶었죠. 요즘엔 어린 나이에 활동하는 친구들이 많은 데, 저 때는 드물었어요.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가수는 적성에 안 맞아 안할 거 같고, 연기를 하되 좀 더 늦은 나이에 데뷔했을 것 같아요.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우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에 제대로 시작하고 싶어요. 연예인이란 게 화려한 겉만 보이는데, 아프고 고생하고 외로운 직업이에요. 어릴 때 그걸 모르고 시작해 겪으면서 힘들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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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힘든 경험들이 있었다면, 배우를 그만둘 생각도 했겠어요.
오연서: 많이 했죠. 그건 어느 직업이든 다 똑같을 거 같아요. 일하다보면 중간에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 있잖아요? 그런데 막상 그만두면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연영과를 나와 계속 연기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늘 선택받는 직업이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고요. 물론 감사할 때가 많지만, 힘들 때가 오면 그만둬야 하나 싶기도 해요. 연기가 뜻대로 안 되면 스스로에게 실망해서 연기를 계속 해도 될까 싶을 때도 있고요. 그런 고민들은 계속 하는 것 같아요.

Q. 얼마전에 엑소(EXO) 콘서트에 다녀왔던데, 원래 팬이었어요?
오연서: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가고 싶었는데, 촬영이랑 겹쳐 티켓이 있어도 못갔어요. 올 해에는 딱 쉬는 날이라 즐겁게 다녀왔죠. 최애 멤버는 카이씨예요.

Q. 카이씨도 연기돌인데. 같은 작품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잖아요?
오연서: 배우는 일하며 자주 만나니 그런 게 없는데, 가수는 TV에서만 봐서 실제로 만나면 진짜 연예인 보는 느낌이에요. 카이씨랑 같이 연기를 해요? 어후 상상도 못하겠어요. 혹시라도 만난다면, 제가 잘 해드릴게요. 커피라도 한 잔 더 사드리거나 해야죠.(웃음)

Q. ‘돌아와요 아저씨’, ‘엽기적인 그녀’ 등 작품 속에서 왈가닥 여성 캐릭터를 많이 맡아온 것 같아요.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나요?
오연서: 여태까지 감정표현이 많고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많이 한 거 같아요. 그래서 차기작은 반대 이미지를 선택하고 싶어요. 좀 더 진지하고 내면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로요. 정통멜로를 해본 적이 없는데 그 것도 해보고 싶고, 액션이나 첩보물도 해보고 싶어요. 근데 지금 당장 차기작 생각은 없어요. 쉼없이 달려온 탓에 좀 쉬고 싶어요.

Q. 쉬는 동안 뭘 할 계획이에요?
오연서: 우선 가족여행을 다녀올 계획이에요. 8월에 아빠 휴가에 맞춰 갈 계획을 짜고 있어요. 딱히 취미라고 할 만한게 없어서 취미를 가져볼까 하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좋아하며 할 자신이 없어요. 여태껏 여러가지를 시도해 봤는데, 2달 정도 배우고 나면 재미가 없어 안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게으른 탓도 있죠. 이번엔 제대로 된 취미를 가져볼까 하고 있어요. 근데 한달 정도 지나면 심심해져서, 바로 연기하고 싶다고 할 것 같아요. 생각보다 빨리 작품으로 돌아올 수도 있어요.(웃음)

[사진제공=이매진아시아, 래몽래인, 화이브라더스, 신씨네 제공]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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