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달 17일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미 해군 이지스함과 필리핀 컨테이너선의 충돌사고와 관련해 미국 해군에 책임이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필리핀 컨테이너선에 있던 레이더의 항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컨테이너선은 동쪽을 향하고 있었고, 이지스함은 남서쪽으로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예상 진로가 서로 교차해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경우 해상보안법상 이지스함에게 진로를 변경할 의무가 있었다는 게 해상보안청의 판단입니다.
일본의 해상보안법에 따르면 예상 진로가 서로 교차해 충돌 가능성이 있는 경우 상대방의 배를 오른쪽에서 볼 수 있는 선박이 충돌을 피해야 하는데, 사고 당시 미국 이지스함이 오른쪽에서 필리핀의 컨테이너선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고로 미국 이지스함의 선체 우현이 크게 파손괴고 오른쪽 아랫부분에 큰 구멍이 생기는 피해를 입었으며 바닷물이 선내로 쏟아져 들어와 잠자던 승조원 7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미국 CNN 방송도 지난 21일 복수의 미국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이 당시 사고의 원인이 이지스함 승조원의 실수와 대응 조치 실패에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일본 영해 내에서 일어난 만큼 일본 측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미일지위협정에 따라 이지스함에 대한 수사권과 1차 재판권은 미국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