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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는 게 편' 中 동영상 사이트 "외국 콘텐츠 삭제는 자체검열"

중국의 최대 동영상사이트인 빌리빌리(Bilibili)는 외국 TV프로그램을 대거 삭제한 것이 당국의 '주문'에 따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자체 검열 및 콘텐츠 전략적 조정의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수입원인 외국 TV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삭제할 이유가 없는 빌리빌리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중국에서 늘상 그렇듯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천루이(陳睿) 빌리빌리 회장은 "중국 당국이 온라인 영화 및 프로그램 표준화를 위한 몇가지 요건을 열거했다"며 "우리 회사가 일정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에 콘텐츠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빌리빌리측의 이런 입장 표명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외국 프로그램 삭제가 인터넷 정화를 위한 중국 당국의 단속 일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인터넷 시대에 중국을 외부 세계와 격리코자 한다는 비판이 나온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1억5천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빌리빌리는 지난 12일 이후 웹사이트에서 미국·영국·태국에서 제작한 드라마, 영화 등 TV 프로그램 대부분을 삭제하고 '미국 드라마' 등 외국 카테고리도 없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빌리빌리측이 이번 조치에 대해 웹사이트 콘텐츠가 법률·규정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며 밝혔다고 전했다.

펑파이는 "최근 삭제된 콘텐츠가 주로 일본 TV 프로그램과 영화이며 미국, 유럽 등지에서 제작한 영화가 일부 포함됐고 중국에서 만든 콘텐츠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일본 콘텐츠 위주로 삭제됐다고 매체가 강조한 것도 중국 누리꾼의 민족주의를 자극해 프로그램 삭제를 합리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천 회장은 "자체 검열을 적어도 한두달간 시행해 검증된 프로그램을 온라인에 다시 올리고 검열을 통과하지 못한 콘텐츠를 영구 삭제하겠다"며 "실수로 삭제한 일부 프로그램과 영화를 다시 온라인에 올렸다"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동영상 사이트인 빌리빌리, AC펀(ACFUN)에 익명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TV 드라마 등의 동영상을 올려 공유해 왔으나 빌리빌리측이 지난 5일 이후 실명등록제로 전환했다.

앞서 중국 국가언론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2014년 11월 외국 영화·TV 프로그램에 대한 엄격한 관리·통제를 도입해 심사 후 허가증을 받아야만 중국 인터넷에서 방영하도록 조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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