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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세자교체는 감금·협박 동반한 '왕자의 난'"

사우디 왕세자가 애초 제1왕위 계승자였던 국왕의 조카 빈나예프 전 왕세자 대신 국왕의 친아들로 교체된 것은 감금과 협박이 동원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2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이 조카 모하마드 빈나예프 제1왕위계승자 대신 자신의 친아들을 왕세자로 교체했을 때, 전·현 왕세자는 덕담을 건네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빈나예프 전 왕세자가 가택 연금 상태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우디 왕실의 왕세자 교체가 실은 젊은 왕자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왕세자가 쫓겨나면서 이뤄진 것이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왕세자 교체 과정에서 빈나예프 왕자가 살만 국왕과 차기 왕세자의 측근에 의해 감금·협박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차기 왕위 계승 서열 1위였던 빈나예프 왕자를 제치고 왕세자에 오른 살만 국왕의 셋째 아들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세자는 빈나예프 왕자보다 26살 어린 사촌 동생입니다.

빈나예프 왕자의 아버지 나예프 빈압둘아지즈 전 왕세자가 즉위를 앞두고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그의 작은아버지 살만 국왕이 2015년 서거한 압둘라 국왕의 뒤를 이어 즉위했습니다.

사우디 소식통들에 따르면 살만 국왕은 지난달 20일, 빈나예프 왕자를 메카의 왕궁으로 불러 왕세자 자리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를 거부한 빈나예프 왕자는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다른 방에 감금된 상태로 밤을 보내야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당뇨를 앓는 빈나예프 왕자는 자신이 사면초가에 처했음을 받아들이고 이튿날 왕세자 지위를 포기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그 사이, 사우디 왕족 원로들로 구성된 왕위계승위원회 위원들은 빈살만 왕세자의 측근들이 작성한 살만 국왕 명의의 서신을 통해 빈나예프 왕자가 약물중독 증세로 왕위를 계승할 수 없어 왕세자 교체를 해야 한다는 동의를 구하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살만 국왕 측이 제시한 약물중독은 왕세자 교체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신문들에 따르면 빈나예프 왕자는 사우디의 대테러 체계 설계자로 꼽힐 만큼 대테러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현재 빈나예프 왕자의 측근들은 그가 가족과 함께 스위스나 영국 런던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사우디 왕실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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