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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IA 시리아 반군 지원 프로그램 폐지…"친 러시아 행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정보국 CIA의 시리아 반군 지원 프로그램을 폐지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 한 달 전 백악관에서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회동한 뒤 비밀리에 가동되던 이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3년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아사드 정권 전복을 목적으로 시리아 내 반군을 훈련하고 무기를 지원했습니다.

불과 석 달 전 시리아 정부군의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미국이 돌연 시리아 반군 지원을 중단한 것은 러시아와의 공조를 모색하기 위해서라고 미 정부 관계자들은 해석했습니다.

아울러 미 정부가 알 아사드의 축출하려는 의도가 별로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분석입니다.

프로그램 폐지 소식을 들은 전·현직 관계자들은 "푸틴이 시리아에서 승리했다"고 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남부에서 휴전을 합의했고 휴전에 관한 추가 협상도 진행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에서 급진주의 단체들이 더욱 힘을 얻고,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신뢰성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찰스 리스터 중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함정에 빠졌다"며 "온건한 반군 단체를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우리가 그들의 목을 끊은 셈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반군 지원 중단 결정으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소멸되면 시리아와 앙숙인 터키나 페르시아 걸프 지역의 다른 강대국이 시리아 내 급진주의적 단체에 무기를 공급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관리를 지낸 일런 골든버그 신미국안보센터 중동안보프로그램 담당자는 "반군은 미국이 완전히 버릴 수 없으며 만약 이들에 대한 지원을 모두 중단한다면 전략적으로 큰 실수"라고 강조했습니다.

프로그램 폐지는 몇 개월의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될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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