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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알츠하이머 치매에 악영향…놀라운 실험 결과

<앵커>

매주 수요일 건강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만성피로는 물론 심장병 사망위험도를 높이는 건 잘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알츠하이머 치매에 직접 악영향을 준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SBS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먼저 연구결과 내용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아내가 잠을 못 자겠다고 해서 병원을 찾은 50대 남성의 수면 검사 모습 보겠습니다.

코를 골면서 숨을 쉬지 않는 모습이 계속 나타나는데요.

[이희진/수면장애 환자 : 술 먹고 나면 그 술기운이 좀 남아 있는 듯한 그런 기분이 좀 남아 있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뒷골도 좀 당기고…]

이분에게 뇌 MRI도 찍고 인지기능 검사를 해보면 아무런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 19명에게 아주 특수한 검사를 해봤더니 수면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다른 점이 나타났습니다.

<앵커>

아주 특별한 검사라, 어떤 검사입니까?

 <기자>

PIP-PET라고 하는 특수 검사인데 뇌 속의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의 양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나쁜 단백질인데요, 화면에서 보는 게 특수검사로 찍은 뇌의 모습인데 빨갛게 표시된 부분이 치매를 일으키는 나쁜 단백질입니다.

그런데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 같은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이 수면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치매 원인 단백질이 뇌 속에 더 많이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창호/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인지기능이나 이런 건 전부 정상이고 MRI 사진으로 봤을 땐 정상이지만 인지기능이나 수면무호흡증에 의해서 아밀로이드 침착이 증가한 것을 수면무호흡증에 의해서 아밀로이드 침착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거죠.]

수면장애가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은 이미 알려졌는데, 이렇게 치매 유발 단백질을 뇌에 더 많이 쌓이게 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치매 단백질이 더 많이 쌓였는데 왜 뇌 MRI나 인지기능 검사에서는 정상이었을까요?

<기자>

그 부분이 중요한 포인트인데 공복 혈당이 90, 100, 110 정도까지 올라도 당뇨병이라고 하지 않죠.

120이 넘어야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그런 것처럼 치매 단백질이 뇌에 많이 쌓이기 전까지는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겠죠.

하지만, 수면장애 때문에 계속 치매 단백질이 쌓인다면 치매 위험도가 훨씬 높아질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코골이 탓에 생긴 치매는 코골이 치료를 하면 치료가 될 수도 있겠네요?

<기자>

애석하게도 그렇지가 않습니다.

앞서 치매 단백질이 많으면 치매 위험도가 높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미 치매에 걸린 환자의 뇌에서 치매 단백질을 제거해도 치매가 낫지 않았습니다.

이미 손상된 뇌가 회복되기는 늦었기 때문인데 그래서 수면장애도 미루지 말고 치료받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졸음운전 사고가 잇따르면서 문제가 됐는데 여기에도 수면장애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면서요?

<기자>

운전기사에게 충분한 수면시간을 보장해주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단순히 잠자는 시간만 확보해 준다고 해서 졸음운전을 다 막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셔틀버스를 운전하는 50세 박 모 씨도 하루 평균 8시간씩 자는데도, 졸음이 심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셔틀버스 기사 : 하루 종일 머리도 멍하면서. 그리고 뭐랄까 계속 잠이 오는 거죠 하루 종일…]

수면검사를 해보니, 코를 심하게 골면서 무호흡 증세가 반복됩니다. 깊은 잠을 잘 때 나타나는 뇌파 파형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병찬/임상병리사 : 1, 2단계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얕은 잠이 계속 지속 되고 있다는 겁니다. 잠을 거의 안 잔 것과 같은 겁니다.]

실제로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교통사고 위험이 2배 정도 높아집니다. 잠시도 깊은 잠을 못 자는 '기면증' 환자는 사고 위험이 무려 8.8배나 높습니다.

2003년 무려 8분 동안이나 탈선한 걸 몰랐던 일본 신칸센 열차 사고, 그리고 2013년 7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뉴욕 열차 사고도 기관사의 수면 장애가 한 원인이었습니다.

[주형로/이비인후과 전문의 : 6시간을 자도 정상적인 수면이 두 시간 또는 세 시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하는 데 굉장히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과 일본, 미국은 대중교통 운전 종사자의 수면 장애검사를 의무화했고 캐나다는 치료받지 않으면 운전을 금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참고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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