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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용기 낸 성폭행 신고…외면한 경찰 징계한다

5년 전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뒤늦은 신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경찰서 2곳이 징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오늘(19일) 5년 전 전남 성폭행 사건의 관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담당 경찰관을 감찰 조사했으며,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부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피해 여성 A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5일 '182 경찰 민원 콜센터'를 거쳐 관할 경찰서 담당자에게 딸이 고교 시절인 5년 전 성폭행 피해를 봤다고 전화로 상담했습니다.

담당 경찰관은 어머니가 구체적인 피해를 잘 모른다고 하자, 피해자가 직접 경찰서에 방문해 진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딸이 사건 트라우마로 지역에 다시 가기를 거부하고 당시 경찰관도 별다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A씨 어머니는 그대로 통화를 끝냈고 사건 접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있으면 사건 접수를 유도하고 수사했어야 하는데 직무태만, 성실 의무 위반, 범죄수사규칙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면담하는 등 2차 상담을 유도하거나, 주거지와 가까운 성폭력 상담센터를 방문하도록 안내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서울지방경찰청도 A씨가 직접 182 전화를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토대로 신고 거부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했으나, 범죄 피해 상담이나 신고 접수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특수강간 혐의 등으로 B씨를 구속하고 함께 사건 현장에 있었던 6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B씨 등은 2012년 전남의 한 모텔에서 여고생이던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B씨를 포함한 남성 6명과 A씨를 모텔로 데려간 여자친구 1명이 함께 있었습니다.

A씨는 당시 심한 충격으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고 뒤늦게 경찰 상담을 시도했으나, 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의 사건은 결국 지난해 12월 22일 도봉경찰서에 직접 방문해서야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A씨는 도봉서가 2011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수년 만에 해결한 점 때문에 이곳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성복 전남지방경찰청장은 "담당 경찰관이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책임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며 "범죄 관련 상담 자체도 기록으로 남기고 단계별로 보고하도록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피해자 가족이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이고 불구속 상태인 가해자들도 같은 지역에 있어 신변보호 등 도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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