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주만 비가 내린 건 아니죠? 주변에도 피해가 꽤 났을 거 같아요?
<기자>
사실 앞서 보신 기사처럼 가장 피해가 큰 건 290mm 물 폭탄이 내린 청주입니다.
하지만 주변 일대도 100~200mm의 많은 비가 왔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곳은 세종 조치원 쪽입니다.
이곳도 하천이 불어나면서 차나 오토바이가 잠겼습니다. 충남 쪽도 도로 곳곳이 침수돼서 교통체증이 심했고요, 지하 차도나 지하 주차장도 물이 가득 찼습니다.
천안에서도 아파트 주변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를 덮치는가 하면, 전봇대도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비가 충청도 북부 쪽으로 왔고 경북 북부 지역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야영객 한 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앵커>
청주는 원래 비가 많이 안 오는 곳 아닌가요?
<기자>
사실 청주는 비가 많이 오는 동네는 아닙니다. 지난 30년 통계를 살펴보면요, 청주지역 7월 평균 강수량이 282mm입니다.
서울은 394mm거든요, 서울에 한 70%밖에 안 내리는 겁니다. 이번에 청주에 약 290mm 정도 비가 내렸으니까 한 달 동안 내려야 할 비가 단 하루 만에 쏟아진 겁니다.
이 정도 비가 내린 게 지금부터 22년 전인 1995년입니다. 20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 한 비가 온 겁니다.
<앵커>
그러면 왜 청주에만 쏟아진 거예요?
<기자>
특이한 게 청주 바로 아래 있는 대전 쪽은 비가 거의 안 왔습니다. 충북 옥천 같은 경우는 어제(16일) 공식 강수량이 0mm거든요, 빗방울만 살짝 떨어졌다는 겁니다.
장마의 특징이기도 한데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 찬고 건조한 만나는 지점, 즉 장마전선이 만들어지는 곳에 폭발적으로 비구름 발달합니다.
대개 동서 방향 일자로 비가 쏟아지게 되고요, 장마전선 남쪽으로는 비가 거의 안 오게 됩니다.
이번에는 북서풍계열 바람이 불어 들어왔습니다. 장마 비구름이 아산만부터 시작돼서 청주 쪽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는데요, 아산만부터 청주 사이에 광덕산, 망경산, 흑성산, 성거산 같은 해발고도 500m 안팎의 크고 작은 산들이 있습니다.
비라는 게 하늘 높은 곳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물이 하늘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상승하는 바람이 있어야 하거든요, 비구름이 이 산들 타고 넘으면서 자연스럽게 상승기류가 발달했고, 비구름도 내륙으로 들어가면서 더 강해진 겁니다.
그래서 내륙 한가운데 있는 청주에 유독 물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앵커>
예전 장마 같지 않다는 말이 많아요. 요즘은 국지적으로만 쏟아지는데요?
<기자>
150mm 이상이면 폭우거든요, 기상청이 과거부터 조사해봤더니 한반도는 150mm 이상의 비가 내리는 날이 계속 증가하는 거로 나왔습니다.
10년마다 약 2.1일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유는 다양할 텐데, 흔히 지구온난화라고 하잖아요, 단순히 온도증가가 문제가 아니라 이것 때문에 기후가 변하는 게 문제입니다.
우리가 물을 끓이면 김이 나오는 것처럼 평균 기온이 1도 높아지면 그만큼 많은 강물이나 바닷물이 끓어서 대기 중으로 많은 수증기가 방출됩니다.
평균기온이 1도가 오르면 수증기량이 7%씩 증가합니다. 수증기는 결국 비구름을 만드는 원료가 되기 때문에요, 내리는 비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마철 강수량은 사실 옛날과 비슷한데 비 내리는 날은 줄어든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한 번에 많이 오는 식으로 기후가 바뀌고 있다는 거죠.
<앵커>
내일까지 또 100mm 비 내린다면서요?
<기자>
계속 말하는 수증기가 중요한데, 지금 베트남 부근에 있는 4호 태풍 탈라스가 중국을 향해 북상하고 있습니다. 이 탈라스가 변수입니다.
우리나라가 이 태풍의 직접 받는 건 아닌데요, 태풍은 수증기를 몰고 다닙니다. 이 태풍이 중국 쪽에 많은 수증기를 공급할 것으로 보여, 그게 우리나라까지 천천히 넘어옵니다.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전국 곳곳에 소나기 형태로 내릴 전망이고요, 강수량은 내일까지 전국 20~60mm 예상됩니다. 수증기가 어떻게 들어오느냐에 따라 또 특정 영역에 집중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청 전북 영남에 100mm 넘는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