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추적한다.
15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오토 웜비어의 사망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들의 진실을 파헤친다.
지난 6월 13일 미국 신시내티 공항, 한 남성이 의식을 잃은 채로 비행기에 실려 왔다. 그는 1년 5개월 전 북한으로 여행을 떠났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그토록 그리워했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6일 뒤 사망에 이르고 만다.
이에 대해 북한은 식중독에 걸려 수면제를 복용한 뒤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을 했고 웜비어의 가족들은 북한이 고문하고 학대해서 숨진 거라고 주장했다. 웜비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줄 중요한 열쇠는 부검이었으나 유족들의 거부로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웜비어는 2015년 중국에 있는 한 북한 전문여행사를 통해 4박 5일로 새해맞이 관광을 떠났다. 계획대로라면 이듬해 1월 2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귀국 편 비행기를 탑승하려던 중, 전날 묵었던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적 구호물을 떼어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그리고 약 2개월 뒤 웜비어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범죄 사실을 고백했다.
웜비어는 지난 2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계획적으로 범죄를 준비했습니다. 감리교회로부터 임무를 받았고, Z소사이어티가 배후에서 조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CIA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이후 진행된 재판에 의해 웜비어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정치적 구호물을 떼어낸 행위의 죗값으로 보기에는 너무 무거운 형벌이었지만 이미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으로 범죄계획과 배후, 관련 인물과 기관에 대해 상세히 자백한 뒤였다. 하지만 웜비어의 가까운 지인들은 물론 그를 잘 몰랐던 사람들조차 그의 기자회견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웜비어가 기자회견 당시 매우 특이한 말을 했어요. ‘제 목숨을 구해주세요’라는 말인데 영어로는 아주 어색한 표현이에요”라고 밝혔다.
그가 자백을 강요받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웜비어가 기자회견에서 했던 얘기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양각도 호텔 CCTV에 기록된 그 날 그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의문을 자아낸다. 북한이 공개한 CCTV 영상에서 웜비어는 명백히 호텔 복도 벽에 걸린 정치적 구호물을 떼어내고 있었다. 그곳은 손님들의 출입이 금지된 호텔 직원 전용구역이었다. 왜 그는 새벽 시간에 그곳을 찾았던 걸까.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취재 중 우리는 양각도 호텔에 대해 미처 몰랐던 이야기들을 들었다. 미국인 북한 여행객은 “양각도 호텔은 엘리베이터에 5층이 없어요. 직원 전용구역이라고 하는데 매우 음침하고, 어두운 곳이었어요”라고 전했다.
많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양각도 호텔의 비밀을 궁금해했고 직원들의 눈을 피해 금지된 구역에 발을 내딛었다. 어쩌면, 웜비어도 그들 중 하나였던 건 아닐까 의심이 되는 대목이다.
북한에 억류됐던 사람은 웜비어가 처음은 아니었다. 많은 미국인들이 억류됐고 모두 무사히 송환됐다.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던 1년 5개월 동안 무슨 일을 겪었을지 가장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북한에서의 억류를 경험했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놀라운 경험담을 들어봤다.
지금도 북한에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10명의 억류자들이 있다. 한국인 6명, 한국계 외국인 4명. 그들은 간첩죄, 국가전복음모죄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 혹은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생사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억류자 김정욱 씨 가족은 “간첩은 무슨 간첩이에요. 다 크지도 않은 애들까지 데리고 살았는데…”라고, 억류자 임현수 씨 가족은 “소식도 모르고 너무 안타까운 거죠.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약이라도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루트가 있었으면…”라고 털어놨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그들이 왜 북한에서 범죄자가 된 건지, 그들에겐 어떤 일이 있었고, 지금 그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알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매주 토요일 방송된다.
사진=SBS
(SBS funE 손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