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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유발 하라리, 21세기 인류의 미래 전망

<앵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를 통해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지구 정복의 역사를 조명했던 유발 하라리 교수가 이어지는 새 책과 함께 한국을 찾았습니다. 호모 데우스-신이 된 인간입니다. 이 도발적인 제목 속에 인류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세계적인 젊은 석학 유발 하라리 교수 초대석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작년에도 한국에 오셔서 한국 독자들을 만나시고, 강연회도 하셨는데 어떤 느낌을 받으시는지요?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한국은 굉장히 흥미로운 나라입니다. 왜냐하면 인류가 지난 세대에 이룬 놀라운 발전과 문제점들을 동시에 압축해서 보여주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고 하셨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어머니와 함께 오셨어요?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네, 70세 생신이셔서 생신 선물 겸해서 함께 한국에 모시고 왔습니다.]

한국의 어머니들도 교육에 관심이 높습니다. 세계적인 석학을 키워내신 어머니는 과연 어떤 교육을 하셨을까도 궁금한데요.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제가 인생에 어떤 결정을 해도 항상 지지해 주셨습니다. 제가 역사를 전공하기로 했을 때도 다른 어머니였다면 공학박사나 의사, 혹은 변호사가 되라 하셨을텐데 어머니는 제가 무엇을 하든지 원하는 걸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늘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탐색하도록 늘 격려해 주셨습니다.] 

‘사피엔스’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사피엔스가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인류가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 언급돼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지구촌 차원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나 책은 자신의 나라의 문제만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21세기 지구라는 글로벌한 세상을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피엔스가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인류 전체의 역사를 교수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간단하고 쉽게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책이 이 책, ‘호모 데우스’입니다. 신이 된 인간이라는 도발적인 부제를 달고 있는데 인간이 신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제가 '인간이 신이 된다'고 말한 것은 은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의 뜻입니다. 이미 전통적으로 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신성한 능력들을 인간이 갖춰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대표적인 능력이 바로 생명을 창조하는 능력인데요. 이제 인간이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도움으로 직접 생명을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며 4차 산업혁명의 도래가 멀지 않았음을 더 크게 실감을 했는데요. 교수께서는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발전이 이뤄낼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계십니다. 어떤 전망입니까?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네, 물론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은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굉장히 위험한 요소를 인류에 끼칠 수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이 가진 엄청난 힘을 몇몇 나라 혹은 소수의 특정 계급이 독점하고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경제력과 정치력을 상실하게 되는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암울한 미래가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시죠?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네 지금 이런 미래, 이런 위험은 100년 후에 일어날 들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생애에 0년, 30년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일들입니다. 이런 변화는 우리 경제 시스템과 고용시장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놔서 앞으로 30년 후에 우리 고용시장이 어떤 모습일지 전혀 짐작도 못 할 정도입니다. }

특히 평범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공지능으로 인간이 많은 일자리에서 밀려나게 될 거라는 전망도 하고 계신데 일찍이 보지 못한 급격한 혁명의 시대, 인간은 어떻게 대비해야할까요?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지금 개인이 가장 갖춰야할 능력은 평생 변화하고 배워 나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가 너무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해야만 합니다. 이런 과정을 심지어 40대, 50대에도 계속 반복해 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못했을 때 세상에 뒤처지게 되죠.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배워야 할 것은 정신적인 유연성과 균형입니다. 그래야만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충분히 적응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개인의 대비도 중요하지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단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하셨죠. 나라와 이념 종교로 갈라져있는 인류가 함께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인류가 21세기에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나라도 혼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기후변화의 예를 들어보면 중국같은 큰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고 해도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기후변화는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얻을 것도 많지만 위험성도 큰 기술을 규제하고 통제하려 할 때는 국제적인 차원에서 함께 공조해야만 합니다.]

전작 사피엔스에서도 지적하셨듯이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 없는 빠른 성장을 이뤘지만 반면에 높은 자살률에서 보듯 행복도는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일 겁니다. 인간은 힘을 얻는 능력은 굉장히 뛰어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얻은 힘을 행복으로 바꾸는 것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행복은 객관적 조건에 달린 게 아니고 행복은 인간의 기대수준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삶이 좋아지면서 인간의 기대도 그만큼 함께 높아졌습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이런 점을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유발 하라리/작가·대학교수 :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관련해서 지능과 의식이 다르다는 겁니다. SF 공상과학 소설 때문에 사람들이 혼돈을 많이 하는데요. 컴퓨터나 로봇들이 똑똑해 지면 의식도 같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지능과 의식은 전혀 다른 겁니다. 물론 인간이 컴퓨터의 지능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의식은 무엇인지, 인간의 의식을 더 개발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 연구하고 투자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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