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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권 상징 류샤오보, 간암말기 진단부터 사망까지

中인권 상징 류샤오보, 간암말기 진단부터 사망까지
▲ 체포되기 전 2008년 류샤오보 (사진=AP)

오늘(13일)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지 한 달여 만에 숨지자 중국 당국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가 장기간 수감된 과정에서 교도소 당국이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하지 않아, 병증을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손도 써보지 못한 채 숨진 것 아니냐는 겁니다.

더욱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류샤오보가 유럽 등에서 선진 의료진의 치료를 원했으나, 중국 당국이 그마저도 사실상 차단한 것은 정당하지 못한 조치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류샤오보의 몸 상태가 간암 말기라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 5월 23일이었습니다.

그를 수감했던 랴오닝성 진저우 교도소는 정기 건강 검진에서 류샤오보에 대해 간암 말기로 판단됐다고 밝힌 뒤 가석방했습니다.

랴오닝성 선양의 중국의대 제1병원에 입원시키고 의학적 치료를 받도록 했으나, 불과 한 달여 만에 사망했습니다.

선양시 사법국은 지난 3일 "최고의 의료진이 선진 의술로 간암 진단을 받은 류샤오보를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5일에는 "미국, 독일 등지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간암치료 전문의를 중국으로 초청키로 결정했다"고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내막을 보면 입원 기간 류샤오보의 병세는 급속히 악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류샤오보는 지난 3일 뱃속에서 물을 빼낸 뒤 병세가 호전되는 듯했으나, 5일에 갑자기 다시 나빠졌습니다.

임종 전 배에 다시 물이 차고 간 기능이 떨어졌습니다.

간 기능이 나빠지자 양약이나 한약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달 28일 중국 당국은 수감 당시 류샤오보가 운동, 면회, 암 치료를 하는 과정을 담은 3분 5초짜리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나름대로 정상적인 검진과 치료를 했다는 걸 강변하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류샤오보가 간암을 얻게 된 원인 규명되지 않았으나, 긴 옥살이로 심신의 탈진이 주요 원인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2008년 12월 세계인권선언 채택 60주년을 맞아 민주화 요구를 담은 '08헌장(Charter 08)' 발표를 주도한 이유로 체포돼 재판을 거쳐 11년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는 동안 건강을 해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징역살이 중에 치료를 위해 가석방됐던 반체제 인사 가오위는 "류샤오보가 감옥에 가기 전만 해도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7년 후에 그가 불치병과 싸울지 누가 상상이냐 했겠느냐"고 비판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치료가 어려운 간암 말기에 이르기까지 류샤오보의 병세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미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류샤오보 자신이 B형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20여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의료진과의 문답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이런 사실에 주목했다면 류샤오보의 B형 간염 보균이 간암으로 진전됐겠느냐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류샤오보의 가석방 소식이 나오자 "적절한 치료를 즉시 제공해야 하며 즉각적이고 무조건 풀어줘야 한다"며 주장했습니다.

서방 각국도 외교 경로를 통해 류샤오보 부부의 출국을 요청했으나, 중국 정부는 내정에 간섭 말라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류샤오보는 사망 전에 "죽어도 서방에서 죽겠다"며 강력한 출국희망의사를 밝혔으나, 중국 당국의 거부로 결국 타향인 선양의 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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