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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우파 연정 균열 가속…하원의장 "테메르 퇴진 불가피"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연립정부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연방하원의장이 테메르 대통령 퇴진 주장에 힘을 싣는가 하면 원내 제3당은 연정 이탈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하면서 정국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드리구 마이아 연방하원의장은 지난 9일 정치권의 주요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아 하원의장은 연방검찰이 테메르 대통령을 추가 기소하면 연방하원이 방패막이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했다.

브라질에는 현재 부통령이 공석이기 때문에 테메르 대통령이 퇴진하면 마이아 하원의장이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된다.

앞서 마이아 하원의장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노동 개혁에만 만족하지 않을 것이며 조세와 연금 제도에도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 전문가들은 마이아 하원의장이 대통령직 승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마이아 하원의장은 지난 주말부터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을 잇달아 만났으며, 메이렐리스 장관은 "대통령이 바뀌어도 현 정부 경제팀은 유지될 것이며 경제정책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테메르 대통령이 속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과 함께 우파 연정의 양대 축을 이루는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은 연정 이탈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브라질사회민주당의 타수 제레이사치 대표는 전날 상파울루 시에서 당 지도부와 만찬을 하고 나서 "당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테메르 정부를 떠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브라질사회민주당 소속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과 테메르 대통령의 회동도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의회의 의석 분포를 보면 브라질민주운동당이 상원의원 22명·하원의원 63명으로 가장 많고 좌파 노동자당(PT)은 상원의원 9명·하원의원 58명, 브라질사회민주당은 상원의원 11명·하원의원 47명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원내 제3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이 테메르 정부에서 발을 빼면 우파 연정은 사실상 무너진다.

앞서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은 지난달 26일 테메르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브라질에서 연방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육류 가공회사인 JBS로부터 뇌물 15만2천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챙겼고, 이후 9개월간 JBS로부터 1천150만 달러(약 132억 원)를 받으려고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검찰은 테메르 대통령을 사법방해죄로 추가 기소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집무실에서 JBS의 조에슬레이 바치스타 대표를 만나 대화한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녹음테이프에는 테메르 대통령이 JBS에 세금과 대출 혜택을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과 함께 현재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막기 위해 금품을 계속 제공하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연방검찰은 테메르 대통령 측이 바치스타 대표를 독려해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뇌물을 계속 주도록 해 부패수사를 방해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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