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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조금씩 내비치는 삶의 뒷면…정재호 개인전 '열섬'

[FunFun 문화현장]

<앵커>

이어서 문화현장입니다. 오늘(11일)은 찾아가 볼만한 전시를 소개해 드립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정재호 개인전 '열섬' / ~7월 18일까지 / 인디프레스]

똑같은 창, 똑같은 실외기, 끝없는 듯 거듭되는 똑같이 녹슨 철골.

그러나 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보자, 그 아찔하게 반복되는 대도시 낡은 아파트의 층층 마다 미세하고 뚜렷하게 서로 다른 거주자들 삶의 뒷면이 조금씩 내비치기 시작합니다.

화분 하나, 내걸린 빨래 하나, 외벽의 얼룩 하나하나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을 이용해 한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화폭 가득 근성 있게 그려나간 근현대 건물들에서, 단순히 '몰개성'이라는 하나의 낱말로 깔아뭉갤 수 없는 치열한 삶의 열기가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뿜어져 나옵니다.

무수한 삶의 역사를 품고 재건축으로 사라졌고 사라져 갈 서울의 낡은 아파트들 연작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정재호 작가가 이번엔 홍콩의 오래된 건물들로 돌아왔습니다.

누구도 오래 바라보지 않을 이 대도시의 뒷모습, 압도적인 반복 속의 변주를 그리기의 대상으로 삼은 작가의 선택 그 자체가 동시대에 대한 말 없는 헌사이기도 합니다.

전통적 채색 특유의 사려 깊은 색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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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들이 어우러진 빛 잔치' / ~9월 24일까지 / 이영미술관]

총천연색들을 한가득 쏟아붓고 힘찬 붓질의 흔적을 그대로 남긴 작품들에서 색채에 대한 강한 애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시에 '잔치'라는 이름을 붙인 이해전 작가는 액션 페인팅 기법을 활용해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이해전/작가 : 인생은 밝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색은 그 삶의 일부분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최근 애착을 느낀다는 밝은 노랑, 분홍 계열의 색깔들이 특히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희열의 감각을 화사하게 대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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