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는 형부의 성폭행으로 낳은 생후 27개월 아들을 발로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지적장애 여성 28살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A씨를 유린하고 자녀를 학대한 형부 52살 B씨에게는 징역 8년 6개월의 중형을 확정했습니다.
A씨는 19세이던 2008년부터 형부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제로 맺었고 2013년부터 숨진 아들 등 형부의 자녀 3명을 낳았습니다.
지능지수 54로 경제력이 없는 데다 성격도 소극적이었던 그는 자녀들과 형부 부부의 집에 얹혀살며 몸이 아픈 언니를 대신해 조카까지 5명을 함께 키웠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형부의 계속된 행패와 출산 우울증, 육아 스트레스로 고통에 시달리던 A씨는 점차 형부의 얼굴을 닮아가고 말썽도 부리는 아들에 대한 미움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그는 지난해 3월 아들이 자신을 "야"라고 부르며 반항하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아들의 배를 수차례 걷어찼습니다.
키 90㎝·몸무게 13.5㎏의 아들은 췌장 절단, 장간막 파열, 복강 출혈 등으로 1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1심은 "기형적 상황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A씨가 아들에게 분노를 폭발시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양형기준상 가장 낮은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도 "A씨는 성폭력 피해자이고, 정신적 충격과 출산 등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며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형부 B씨는 비극적 범행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점과 "처제가 먼저 유혹했다"는 식으로 허위 주장을 했던 점, A씨가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이 고려돼 중형이 내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