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법인세율 높다고? 실질 세부담은 OECD 하위권

우리나라의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평균 수준이지만, 실효세율은 OECD 내에서도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각종 세액공제 및 비과세·감면 등으로 한계실효세율은 OECD 내에서 세 번째로 낮아, 실질 세 부담은 최저 수준으로 분석됐습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 기업조세센터 자료를 인용 분석한 데 따르면, 2017년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해 24.2%로 OECD 평균 24.5%와 비슷했습니다.

OECD 회원국 중 18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38.91%으로 가장 높은 미국이나 주요 경쟁국 중 하나인 29.97%의 일본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특히 기업 총소득 대비 납부한 세액의 비율을 뜻하는 실효세율만 따져보면, 한국은 평균 18%로 OECD 회원국 평균인 21.8%보다 훨씬 낮은 25위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의 법인세 평균실효세율이 34.9%로 역시 가장 높았고, 일본도 27.3%로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스웨덴과 영국의 평균실효세율은 19.4%와 18.5%였는데, 이 나라들은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은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실효세율은 더 높은 셈입니다.

소득 한 단위가 증가했을 때 추가로 증가하는 법인세 부담을 나타내는 한계실효세율은 우리나라가 7.19%에 불과해 헝가리, 스위스에 이어 OECD 내에서 세 번째로 낮았습니다.

OECD 평균은 14.15%였고, 가장 높은 곳은 30.94%를 기록한 에스토니아였습니다.

강교수는 이처럼 우리나라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낮은 이유로 각종 공제와 감면 혜택을 꼽았습니다.

강 교수는 "미국 예산처에서 다국적기업의 해외에서의 한계실효세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4.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이 낮다는 것으로 법인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계 등 일각에서는 기업 경쟁력 등을 이유로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지만, 현 정부는 이미 대기업에 대한 과세강화 방침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앞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말 현 정부의 조세개혁방향 브리핑에서 그동안 부자 감세 정책으로 왜곡된 세제를 정상화하는 등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업, 대주주, 고소득자 등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서는 하반기 중 구성할 '조세·재정개혁 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