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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나라 몰타도 곧 동성결혼 합법화할 듯

2001년 네덜란드 시작으로 2009년부터 매년 2개국 이상 합법화 추세<br>아시아에선 동성결혼 불인정을 위헌 결정한 타이완이 최초 전망

45만 명도 안 되는 인구 중 98%가 가톨릭인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도 동성결혼이 곧 합법화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몰타는 가톨릭의 나라답게 6년 전인 2011년에 와서야 국민투표를 통해 이혼을 합법화했고 낙태는 여전히 불법인 나라이지만, 동성결혼 문제를 비롯한 성소수자 문제에선 EU 중에서도 선두인 셈이다.

지난 3일 총선에서 낙승한 중도좌파 노동당 출신의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혼인 평등법'을 제1호 의안으로 다루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새로 구성된 의회는 오는 12일 이 법안에 대한 최종 투표를 할 예정이다.

야당인 중도우파도 찬성 방침이어서 입법이 확정적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혼인 평등법'은 실제론 단일법이 아니라 혼인법, 형법, 민법 등의 관련 조항을 개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남편' '아내' '어머니' '아버지' 등이 법전에서 사라지고 '배우자'와 '어버이(parent)' 같은 성중립적 용어로 대체된다.

미국이 2011년부터 여권 신청서에 부모의 성별을 구분하는 '부'(Father)와 '모'(Mother)라는 표현 대신 양친 중 한 명을 뜻하는 '페어런트'(Parent)로 쓰도록 한 것과 마찬가지다.

몰타는 사실 이미 2014년 동성애자 '부부'의 입양권을 포함해 동성 간 가연을 뜻하는 시민결합(civil union)을 합법화했다.

동성애자 인권 활동가인 러셀 새멋은 "2014년까지 우리는 아무런 권리도 없었으나 시민결합이 인정되고 나자 사람들의 태도가 하룻밤 사이에 바뀌었다"며 "사람은 누구나 미지의 것을 두려워하기 마련인데, (시민결합 인정이) 사회에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자 동성 간 배우자의 연을 맺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혼인 평등법에 반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몰타 대주교 찰스 시클루나는 "동성애자들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남편과 아내, 어머니와 아버지 같은 소중한 말들을 몰타의 법에서 금지하는 것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스페인, 캐나다, 아르헨티나가 곧 뒤를 이었으며, 2009년 이래 매년 최소한 2개 나라가 합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포린 폴리시는 6일 설명했다.

올해는 타이완에서 지난 5월 최고법원인 사법원에 의해 동성 간 결혼 불허가 위헌으로 결정 남으로써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동성혼의 합법화가 기정사실이 됐고, 독일도 지난주 합법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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