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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못 쬐면 수면에 방해?'…비타민 D와 잠의 관계

<앵커>

매주 수요일 건강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불면증 같은 수면 장애를 겪는 분들이 참 많은데 이게 햇빛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이 소식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동찬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햇빛과 잠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기자>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비타민이 바로 비타민 D입니다.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부족하면 뼈가 약해질 뿐 아니라, 피부암, 유방암의 위험도도 높아지고, 최근엔 치매 위험도도 높아지고 있는데, 그런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잠도 잘 못 자게 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요한 씨가 근무하는 곳은 평소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사무실 안쪽입니다.

[네. 지금 꺼 주십시오.]

사무실 전등을 끄자 마치 밤처럼 컴컴해집니다. 그만큼 햇볕을 쬐기가 어렵겠죠. 이요한 씨가 평소 잠을 잘 자는지 알아봤습니다. 자주 이리저리 뒤척이고, 뇌파를 측정해봐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요한/직장인 : 잠이 들기까지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것 같습니다. 글쎄요. 피곤해서 그런 것 아닐까요?]

피곤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삼성의료원 연구팀은 혈중 비타민 D 농도에 주목했습니다.

<앵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잠을 잘 못 잔다는 얘기입니까?

<기자>

연구팀은 전자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 1,492명의 혈중 비타민 농도를 측정하고 비타민 농도가 옅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류한 후 수면 상태를 조사했습니다.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옅으면 깊게 잠을 자지 못할 위험도가 36%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수면을 시작하는 생체 시계의 작동이 느려지는데다 깊은 잠을 유도하는 뇌 호르몬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연구자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채창호/삼성창원병원 작업환경의학과 교수 : 수면을 관장하는 뇌관이라는 뇌 부위에 비타민 D 수용체가 있습니다. 그래서 비타민 D 혈중 농도가 부족하면 수면의 유도와 유지에 일부 장애가 있을 것으로….]

이번 연구는 비타민 D와 수면과의 관련성을 입증했다는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비타민 D가 부족한 이유는 음식 섭취 부족이라든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굳이 햇볕과 연관시킨 이유는 뭘까요?

<기자>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먹지 않거나 비타민 D를 파괴하는 술, 담배를 많이 해도 비타민 D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비타민 D와 가장 상관관계가 큰 것은 바로 햇볕 노출 시간이었습니다.

직장인 선중원 씨도 6개월 전부터 야외활동을 늘리면서 수면 습관이 달라졌는데요, 점심시간에 직장 주변을 산책하고, 주말 낮에는 가볍게 조깅하면서부터 잠도 깊어지고 피곤함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선중원/직장인 : 예전에는 밤에 한 차례 정도 깼던 것 같은데 요즘 운동 을 최근에 시작하고 나서는 잠을 아주 잘 자고 있습니다. (낮에 운동하고 나서 좋아졌나요?) 예. 그건 확실히 맞습니다.]

게다가 단기적인 효과지만 낮에 햇볕을 잘 쬐면 밤에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잘 되어서 역시 수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냥 비타민 D 보충제 먹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낮으면 피부암에 잘 걸립니다. 

그래서 비타민 D 보충제를 먹으면 피부암에 덜 걸릴 것 같다고 생각해왔는데 서울대병원과 미 하버드대학이 공동으로 25년 동안의 식생활 기록이 남아 있는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해봤더니 비타민 D를 복용해도 피부암 예방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자에게도 비타민 D 보충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는데요.

[채창호/삼성창원병원 작업환경의학과 교수 : 이번 연구에서는 햇빛을 볼 수 없는 근무환경이 비타민 D 결핍의 주요한 요인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건강식품이라는 것이 과용하는 것이 오히려 해로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비타민 D 보충제가 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비타민 D의 순위를 매기자면 햇볕이 가장 좋고 그리고 계란이나 돼지고기 같은 음식 그 다음에야 보충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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