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미끼 사기단 전달책 맡은 예비부부 나란히 구속

조건만남을 미끼로 돈을 받아 챙기는 사기단의 일원으로 현금 전달책을 맡았던 예비부부가 결혼을 앞두고 나란히 구속됐습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34살 A 씨와 동거남 30살 B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 등은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25일까지 원하는 여성과 성관계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은 남성 700여 명이 입금한 9억4천만원을 인출해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윗선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커플은 수수료 명목으로 5천만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이 속한 사기단은 SNS로 불특정 다수에게 조건만남을 제안하는 문자를 보낸 뒤 연락해온 남성을 상대로 범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알선료 명목으로 수십만원을 받은 뒤 시간을 끌면서 보증금 명목으로 더 많은 돈을 챙기고 환불을 요구하면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등 각종 핑계를 대며 추가 입금을 유도해 1인당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가운데 3억1천만원을 뜯긴 37명만 경찰 조사에 응했고 나머지는 조사를 거부하거나 피해 사실이 없다고 조사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인된 피해 남성들은 대부분 회사원이거나 자영업자라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올해 2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제3자에게 자신의 명의로 개설한 통장 8개를 팔았고 이 과정에서 사기단의 현금 전달책 제안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A 씨는 역시 무직인 동거남 B 씨에게 동업을 제안해 함께 범행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양가 부모 상견례를 마치고 조만간 결혼할 예정이었습니다.

경찰은 A 씨 등의 윗선을 추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