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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에 미사일 완비' 주장 北, 다음 수순은

'핵탄두에 미사일 완비' 주장 北, 다음 수순은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를 이뤘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까지 주장함에 따라 앞으로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여전히 대북제재를 근간으로 하는 한미 양국의 대북입장이 압박이라는 방향에서 변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미가 대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북한의 체제보장을 염두에 둔 대화가 아닌 핵무기 폐기를 목표로 하는 만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 기존 제재 이행과 함께 새로운 조치 시행 ▲ 대북압박에서 중국의 역할 주목 ▲ 북한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 퇴치 등 북한을 자극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핵폐기를 전제로 한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ICBM 발사라는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며 "여기에다 대화 재개 시 자신들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의도도 함께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북한이 핵무기와 이를 실어나르는 운반수단인 미사일을 완성해 억제력을 완비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월 25일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최대의 압박과 관여의 진상을 밝힌다' 제목의 논평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상대의 진정어린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터무니없는 구실을 조작해 어렵게 마련된 합의들을 헌신짝처럼 내던져온 것이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94년 북미 기본합의, 2005년 9·19공동성명 등을 지적하며 "미국으로서는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모색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북한은 그동안 양자, 다자 차원의 여러 비핵화 대화를 했지만, 자신들의 핵 무장화만 지연시켰을 뿐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온전한 핵보유국이 되어 정치·군사적 입지가 달라져야만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핵탄두와 ICBM 등 미사일에 대해 기술적으로 보완하는 작업을 하겠지만 사실상 핵 억제력을 보유하게 된 셈"이라며 "북한은 앞으로 핵보유국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남한과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핵무장을 마친 상황에서 당분간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처럼 대외적으로 위협하는 물리적 조치를 삼간 채 국제무대에서 핵보유국임을 부각하는 선전활동 등의 작업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그 반대로 한미 양국의 제재나 압박공세에 대응해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그러나 북한은 일단 핵 무장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을 과시하면서 '시간은 북한 편'이라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윌리엄 페리 전 대북정책조정관,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등 미국의 전직 국방·외교 고위관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외교적 노력이 없다면 북한이 미국까지 도달할 핵탄두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북한과 대화를 촉구했다.

또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 핵무기 보유국의 전직고위관료와 핵 전문가들로 구성된 '핵위기 그룹'(Nuclear Crisis Group)은 지난달 28일 각국 정상에 보낸 제안서에서 "미국과 북한은 전제조건 없이 즉각 양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ICBM 발사 성공으로 핵 무력을 완성한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 건설에 매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북한의 병진노선이 핵무력과 경제를 함께 발전시켜간다는 것인 만큼 그동안 국방 쪽에 집중됐던 비용과 노력을 민간경제 쪽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 민심을 잡으려면 이러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경제 쪽으로 국정의 방향을 돌리면 남북관계나 북미관계를 푸는 데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핵-경제 병진노선의 한 축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북한은 경제 쪽에 힘을 실으려고 한국과 미국에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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