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학생 무사 귀환 집회에 살해 용의자가…뻔뻔함에 '경악'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실종된 중국 여성 연구원의 납치·살해 용의자가 이 연구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집회에 참석하는 뻔뻔함까지 보였다고 연합뉴스가 외신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일리노이대에선 이 대학에서 박사과정 입학을 준비하다가 실종된 중국 유학생 26살 장잉잉 씨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학생과 교수 수백 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CNN 기자의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이튿날 장 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같은 대학 박사과정생 27살 브렌트 크리스천슨이 체포됐는데 놀랍게도 CNN 기자가 촬영한 사진 한쪽 구석에서 크리스천슨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사진 속 크리스천슨은 계단 위쪽에서 레일을 붙잡은 채 집회를 내려다보는 모습이었습니다..

대학 경찰도 사진 속 남성이 크리스천슨이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일찌감치 용의자로 지목돼 수주 간 경찰의 감시를 받은 크리스천슨이 피해자를 위한 집회까지 태연하게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가 장 씨를 태우고 사라진 검은색 새턴 아스트라 해치백 차량이 선루프가 있고, 조수석 쪽 휠 캡이 찌그러졌다는 특징이 있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천슨은 체포 직후 자신이 사건 당일 집에서 온종을 잠을 자거나 비디오게임을 했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가 며칠 후 말을 바꿔 "학교 캠퍼스를 운전하던 중 가방을 멘 아시아 여성이 길모퉁이에서 곤경에 처한 것 같은 표정으로 있어 차에 태워 몇 블록 떨어진 곳에 내려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크리스천슨은 납치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변호인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며 "모두 인내심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나오는 증거를 지켜봤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유학길에 오른 지 한 달 반 만에 실종된 장씨 소식은 많은 중국인은 물론, 미국에 유학생 자녀를 둔 수많은 가족의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중국 푸젠성 출신의 장씨는 베이징 대학에서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명문 주립대인 일리노이대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지난 4월24일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9일 오후 2시쯤 공대 캠퍼스 북동쪽 도로변에 서 있다가 검은색 새턴 아스트라 해치백 승용차가 다가와 멈춰 서자 운전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차에 올라탄 모습이 인근 카메라에 찍힌 이후 행방을 감췄습니다.

FBI는 "크리스천슨의 발언과 지금까지 수집된 단서를 종합할 때 장씨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