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에 "중·미협력 안하면 북한만 이득"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4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북한을 이롭게 할 뿐"이라며 양국 간 협조를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당시 "북한은 중국과 옛 소련의 대립을 이용해 왔다"며, 미중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설득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중추부를 아는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무장은 중국에도 위협이라면서 시 주석이 지도부에 제출된 중국과 북한 역사에 관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미중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한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이 포럼 개막 5시간 전에 톈진에 있는 하이빈신구를 방문했지만 톈진시 간부 누구와도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는 중국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중국의 만류에도 불하고 북한이 전날 아침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체면을 구긴 시 주석의 분노가 톈진에도 전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문은 중국의 대북한정책 관계자에게 시 주석과 김정은의 회담 가능성을 묻자 "그런 녀석과 만날 수 있겠느냐"는 대답이 돌아 왔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은 2013년 2월 시 주석이 국가 주석으로 취임하기 한 달 전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중국 방문 요청을 무시한 것은 물론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조차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대북압력 강화를 요청한 4월 중국 언론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석유공급을 제한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했지만,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런 주장에 찬성하는 목소리와 함께 "피 흘려 지킨 땅이라는 걸 잊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확산했습니다.

5월 들어 중국 공산당계 미디어에서 북한 비판기사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북한에 접한 지린성 옌지에 있는 중국 "혁명열사능원"에서는 올 초 전시내용에서 "항미원조"라는 표현이 사라졌으며 전시관 관계자는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