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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IS 이라크 지도자로 주목받는 알아바디 총리

종파 간 갈등 속 탁월한 조정, 균형 노력 평가받아<br>이라크군 전력도 그의 개혁으로 '엄청난 향상' 이뤄

지난 3년간 이라크를 내전 속으로 몰아넣은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패망이 임박한 가운데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가 전후 이라크를 이끌 새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라크가 지난 3년간 IS 소탕 작전에 주력한 가운데 내부적으로 종파 갈등 등 심각한 내부 분열에 시달려 온 이라크를 무난하게 이끈 그의 통합 리더쉽이 전후 새로운 이라크 지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65세의 전기기술자 출신인 알아바디 총리는 지난 3년간 IS 소탕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라크군의 개혁과 전력 강화를 주도하는 한편 고질적인 시아-수니파 간 알력을 완화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라크를 둘러싼 이란과 미국 간의 지정학적인 각축도 무난하게 균형을 이뤄온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그의 개혁으로 IS 진영으로 탈영을 일삼던 이라크 보안군은 이제 전력 면에서 엄청난 향상을 이룬 가운데 IS의 가장 중요한 정신적 거점인 모술의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올터만 중동프로그램소장은 알아바디 총리가 지도력과 균형 사이에서 경이적인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도에 치우치면 다수 주민의 이반을 초래하고, 반면 균형에 치우치면 아무런 사태 진전도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S의 패망을 복전에 둔 지금 알아바디 총리의 향후 과제는 전후 이라크의 재건이다.

아직 잔존한 종파 간 갈등을 해소하고 내전으로 파괴된 경제와 인프라를 재건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과 내전으로 찌든 이라크에서 이처럼 가능성이 제기된 적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2014년 IS가 이라크 북부지역에 이른바 칼리프를 선언하기 전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최악의 종파 간 분쟁에 휩싸인 상태였다.

알아바디 총리의 전임자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충성파들을 각료로 임명하는 등 종파 간 분열을 오히려 악화시킨 것으로 비난받고 있다.

당시 이라크의 부패 지수는 국제투명성기구로부터 전 세계 177개국 가운데 171번째로 바닥을 기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수년에 걸친 개혁작업도 별 진전이 없었다.

인접 시리아의 곪아 터진 내전의 영향이 이라크로 확대하면서 이라크군은 속수무책으로 붕괴했고 이를 이용한 IS가 결국 모술과 인접 유전지대 등을 장악해 국가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알말리키 총리의 시아파 편중 정부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수니파 일각에서는 IS를 그 대안으로 환영하기까지 했다.

혼란을 악화시킨 알말리키 총리의 분열적인 정책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한 게 유화적인 알아바디 후임 총리였다.

그러나 극단 수니파로부터 이라크를 보호하기 위해 인접 이란은 혁명수비대 등을 통한 군사지원을 제공했고 이란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해 알아바디 총리는 이란의 꼭두각시라는 비난을 받았다.

알아바디 총리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수년 전 군대를 철수시켰던 미국으로부터 다시금 군사지원을 받아들였다.

미국은 2014년부터 다시 이라크 파견군을 늘리기 시작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는 5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도 미국으로부터 지원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군 훈련과 장비공급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알아바디 총리는 알말리키 총리 시절 임명된 장성들을 해임하고 최고위 간부들에게 종파주의를 삼갈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이에 첨단 무기와 공중지원 등 지원강화로 화답했다.

지난 3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알아바디 총리를 찬양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 이라크군 전력은 10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향상됐다는 미군 측 평가를 받고 있다.

알아바디 총리는 2015년 종파 간, 민족 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내각에 쿠르드와 수니파 인사들을 포함하는 한편 통합 이라크가 모든 종파에 혜택이 된다며 수니파 지도자들과의 대화를 설득하고 나섰다.

아울러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역의 수니파 아랍국들과도 관계 개선에 나섰으며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는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해 항의해 폐쇄했던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을 다시 열었다.

알아바디 총리는 이제 이라크 내 소수파인 수니파들로부터도 지지를 얻어가고 있다.

이라크 연방의회의 수니파 지도자인 아흐메드 알마사리는 알아바디 총리 정부가 이전의 정부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 "여러 지역이 테러조직에 함락된 이전 정부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개혁과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레나드 만수르 연구원도 "수니파 지도자들도 그들이 민주주의 이라크에서 소수그룹으로서 일부 권한을 행하기를 희망한다면 유연한 시아파 지도자들도 그들에게 차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음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아바디 총리가 당면한 최대 도전 가운데 하나는 이라크 내 소수 민족으로부터의 자치 확대 압력이다.

특히 북부의 쿠르드족은 수년 전부터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또 미국과 이란 관계가 악화하면서 이란이 알아바디 총리대신 보다 이란에 가까운 인사를 지도자로 선택할 수도 있다.

이라크와 외국 동맹들에 IS라는 공동의 적이 없어질 경우 알아바디 총리는 최대의 시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의 진정한 능력이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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