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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지기 두둑한 지갑 슬쩍…"내 지갑도 없어졌다" 거짓 신고

애먼 모텔 직원이 수사 대상에…3개월 동안 경찰력 낭비

친구의 지갑을 훔치고서 애먼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한 30대의 절도 행각이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지난 4월 1일 밤 A(30)씨는 일을 마치고 퇴근한 B(29)씨와 전북 남원시 도통동에서 만났다.

8년 전 같은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하며 친분을 쌓은 이들은 이날 술을 마신 뒤 인근 모텔로 들어갔다.

A씨는 숙박비를 지불하던 B씨의 지갑에 두둑이 들어있는 현금을 목격했다.

태연하게 지갑에서 눈길을 뗀 A씨는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컴컴한 새벽 '두둑한 지갑' 생각에 잠에서 깬 A씨는 B씨의 지갑에서 현금 30만원을 빼고 지갑은 창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후 4시께 잠에서 깬 B씨는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

B씨가 우왕좌왕하자 A씨는 엉겁결에 "내 지갑도 없어졌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한 방에서 2명의 지갑이 털린 셈이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모텔 직원에게 화살을 돌렸다.

"청소하는 직원이 몰래 방에 들어와 지갑을 훔친 것 아니냐"는 거짓말을 했다.

B씨도 절친한 A씨가 자신의 지갑을 훔쳤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A씨는 대범하게 휴대전화를 들어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출동한 경찰은 방 안에서 A씨의 지갑만 찾았고 모텔 직원을 조사했다.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했지만, 모텔 직원의 절도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

모텔 직원이 이들이 묵던 방에 출입한 정황도 폐쇄회로(CC)TV 영상에 잡히지 않았다.

난관에 봉착한 경찰은 '내부자 소행'을 의심했다.

경찰은 피해액이 적은 A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벌였고 거짓 반응이 나왔다.

결국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A씨의 거짓말 때문에 애먼 사람이 절도 용의자로 수사를 받았고 3개월간 경찰력이 낭비됐다.

그는 "모텔비를 지불할 당시 B씨의 지갑을 보고 현금에 욕심이 생겼다"며 "친하게 지내던 B씨에게 미안할 따름이다"라고 뒤늦게 반성했다.

남원경찰서는 3일 절도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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