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스켈레톤 국가대표 문라영(왼쪽)-정소피아(오른쪽)
한국 남자 스켈레톤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에이스 윤성빈을 앞세워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여자 스켈레톤도 평창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목표는 사상 첫 올림픽 출전입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3종목에서 우리나라가 아직 유일하게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종목이 바로 여자 스켈레톤입니다. 평창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여자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할 가능성은 거의 확실합니다. 오는 11월부터 시작되는 다음 시즌에서 '3개 트랙·5개 대회 출전'이라는 최소 요건만 충족하면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 1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당당히 자력으로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여자 스켈레톤 대표팀에는 문라영, 정소피아, 이정혁, 김은지 등 4명의 선수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경력과 국제대회 성적으로 볼 때 문라영과 정소피아 선수가 평창 올림픽에 가까이 다가서 있습니다. 문라영과 정소피아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이 끝난 뒤 대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에서 평창을 내다보고 육성한 선수입니다.
● 생소한 스켈레톤에 입문…더 낯선 '살과의 전쟁'
당시 문라영을 지도했던 이진희 코치(현 스켈레톤 대표팀 코치)는 문라영의 이런 열정적인 훈련 태도와 성실성을 칭찬했습니다. 문라영이 신체 조건면에서는 신장도 작고 체중도 적게 나가 불리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발전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문라영은 스켈레톤 입문 후 살 찌우기 프로젝트에도 돌입했습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야 가속도가 잘 붙기 때문입니다. 하루 3끼 밥 두 공기씩 먹고, 간식과 야식까지 꼬박꼬박 먹었습니다. 처음 스켈레톤을 시작할 때 몸무게가 48kg이었는데 지금은 67kg으로 20kg 가까이 살을 찌웠습니다.
정소피아는 문라영보다 늦은 대학교 때 스켈레톤을 시작했습니다. 용인대 체육학과에 다녔던 정소피아는 문라영처럼 동아리에서 축구를 했는데 학교 선배의 권유로 스켈레톤을 시작했습니다. 정소피아는 놀이기구도 무서워서 못 타서 집에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스켈레톤을 처음에 탔을 때 놀이기구와는 다르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속도도 있고 조종하는 대로 나가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흥미를 갖고 지금까지 하게 됐습니다. 문라영과 달리 정소피아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어서 살 찌우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몸무게가 52kg였는데 현재 62kg로 가까스로 10kg을 찌웠습니다. 키가 167kg로 문라영보다 5cm가 큰 정소피아는 당초 목표치를 70kg로 잡았는데, 지금은 더 이상 살 찌우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접었습니다.
● 국제대회 경험 쌓으며 실력도 쑥쑥!
문라영은 2016-2017시즌에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당당히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정소피아 역시 지난 시즌 개인 최고 성적을 거뒀습니다.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 5위에 올랐습니다. 이진희 코치는 두 선수가 2014년부터 대표팀에서 서로 돕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기량을 키워왔다고 말했습니다. 문라영은 스타트가 부족하고 주행이 뛰어난 반면, 정소피아는 스타트는 좋은데 주행이 미흡한 편입니다. 이처럼 장단점이 엇갈리고 스타일이 다른 두 선수는 서로 조언하고 도와주면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출전권 2장 따서 함께 평창 가자!
문라영은 평창 올림픽 때 결승선을 통과한 뒤 헬멧을 벗고 환호하는 모습을 많이 상상하고 있다고 했고, 정소피아도 스타트라인에 섰을 때 너무 설렐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두 선수 모두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여자 스켈레톤 선수라는 점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3년 전부터 오직 평창만을 바라보며 '먹는 것도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독한 마음으로 먹고 또 먹으며 살 찌우고, 고된 훈련을 견뎌내고 있는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평창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