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자 언제 잡힐까?…'골프연습장 납치·살해' 장기화 우려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공개수배 닷새가 지난 오늘(2일)까지 달아난 심천우와 강정임의 소재파악에 난항을 겪으며 수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경찰은 일당 중 한 명을 검거하고 피해자 시신도 발견해 '수사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입장이나 주범인 수배자 소재파악에 난항을 겪으며 수사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주말인 오늘 전·의경 기동대원, 시·군 경찰서 경찰관 등 1천여명을 동원해 심천우와 강정임의 행방을 추적 중입니다.

두 사람이 범행 직후 머리 모양을 바꾼 최근 사진까지 확보, 전단을 새로 제작할 정도로 경찰은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이들의 행방은 아직 묘연한 상황입니다.

지난달 27일 이들은 추적 중인 경찰을 따돌리고 함안의 한 아파트 인근에 자신들의 차량을 버린 뒤 야산으로 도주했습니다.

이후 일당 중 한 명인 심천우의 6촌 동생 29살 심모 씨는 당시 현장 인근에서 검거됐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야산으로 달아난 뒤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경찰은 검거한 심 씨로부터 이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이들이 도주한 야산을 뒤졌으나 검거에 실패했습니다.

경찰은 수색에 나섰을 때는 이들이 도주한 뒤 상당 시간이 지나 이미 그 지역을 빠져나갔거나 발견이 힘든 으슥한 장소에 은신했을 가능성이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내일이면 사건 발생 10일째입니다.

경찰 주변에선 자칫 사건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경찰이 수배자 검거에 애를 먹는 이유는 우선 결정적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들어온 신고 대부분은 오인으로 '비슷한 사람을 봤다' 수준에 그치거나 심지어 '내가 범인과 이목구비가 비슷하다'는 식의 장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수배자들이 몰던 차량을 버린 만큼 차량 없이 걸어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차량을 훔쳐 이미 수배망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경찰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경찰추적을 따돌리고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심천우의 주도면밀한 성격으로 보아 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CCTV 영상이나 시민 제보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또 공개수배 사실을 알고 지형이 험한 산기슭 등 경찰이 발견하기 힘든 장소에 은신 중이라면 수색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경찰은 일단 사건 장기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만약 수배자 검거가 늦어진다면 관할인 창원서부경찰서에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수배자들이 모르는 여성을 대상으로 납치·살해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만큼 추가 범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찰 측은 "사회적 파장 효과가 클 때 등 경우에 수사본부를 꾸릴 수 있어 설치 여부를 검토해봤지만 일단 1명이 잡힌 데다 달아난 2명의 인적사항도 파악됐기 때문에 아직은 설치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수사본부 설치 여부를 검토는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인원을 총동원해 수색 중이기 때문에 인력 측면에서는 (수사본부를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8일 신고 보상금 최고 500만원을 걸고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심천우와 그의 여자친구 강정임을 공개 수배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오후 8시 30분쯤 창원시내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A씨를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