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눈으로 세상을…10년 만에 되찾은 시력에 눈물

<앵커>

이런저런 이유로 후천적으로 앞을 못 보게 된 사람들 적지 않습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수술을 통해서 어렴풋이나마 사물을 볼 수 있게 하는 수술이 성공했습니다. 기술은 이러라고 발전시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조동찬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54살인 이화정 씨는 시각 세포가 서서히 죽는 망막색소변성을 앓다가 10년 전 시력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두 달 전, 한 병원으로부터 수술 제안이 들어왔고 선뜻 응했습니다.

우선, 5시간에 걸쳐 얇은 전자칩을 눈 속에 집어넣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2주 뒤, 카메라가 장착된 특수 안경을 착용했더니 거짓말처럼 세상이 보였습니다.

안경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눈 속 전자 칩으로 보내면 전자칩은 사람의 시신경이 반응할 수 있는 전기 신호로 바꿔서 뇌로 보냅니다.

안경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사람의 뇌 안에서 재생시키는 원리입니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이목구비는 구별할 수 있고, 글씨도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정화/국내 첫 인공 망막 수술환자 : 예전같이 100%는 아니더라도 (시력을) 반만이라도 찾는 거에 대해서 더는 바라는 것 없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요.]

외국에서는 230명이 수술을 받아 성공했지만 모든 실명 환자에게 효과를 나타낼 수는 없습니다.

[윤영희/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 시 세포만 손상된, 신경세포가 살아 있는 환자에 한해서 지금 이 수술이 가능합니다. (국내에서는) 한 오백 명 정도가 대상이 될 거로 생각합 니다.]

또, 비용은 2억 원에 달하고, 전자 장치의 건전지를 3시간마다 교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