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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 학교로 전학을 왔다

'같은 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을 전제로 만들어진 조치들

[취재파일]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 학교로 전학을 왔다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 학교로 전학을 왔어요"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제보였습니다. 제보자는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의 어머니였습니다.
비디오머그 학교폭력
지난 4월 21일, 강원도 춘천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한 초등학생이 일방적으로 구타를 당했습니다. 눈에 멍이 들고 어깨 부위가 찢어졌습니다. 진단서에는 얼굴 표재성 손상과 박리, 찰과상, 몸통 상세불명 부위의 기타 명시된 손상 등이 적혀있었습니다. 의사는 3~4주 정도의 경과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디오머그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가해 학생(4학년)이 다니는 A초등학교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위원들이 피해 학생(3학년)이 있는 B초등학교로 와서 공동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가해 학생에 대해 서면 사과와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심리치료를 하도록 결정했습니다.
비디오머그 학교폭력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의 방법들이 나열돼 있습니다. A학교에 다니는 가해 학생이 받은 조치 외에도 3. 학교에서의 봉사, 4. 사회봉사, 6. 출석정지, 7. 학급교체, 8. 전학 등의 조치들이 있지만, 이는 모두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격리’하려는 조치이기 때문에 이미 학교가 다른, 다시 말해 ‘이미 격리가 돼 있는’ 아이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조치였습니다. 그리고 논의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두 달 뒤 피해 학생에게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자신을 때린 가해 학생이 자신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온 겁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학교가 달라서 격리 조치에 대한 논의조차 안 됐는데, 이후에 오히려 격리가 필요한 상황이 만들어진" 겁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피해 학생과 같은 학교에 있는 학생을 다른 학교로 강제 전학을 시킬 수 있다는 건 되어있지만, 이미 다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가 이렇게 피해 학생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올 수 없다는 규정은 없대요"
 
가해 학생이 있던 A학교, 피해 학생이 있던 B학교 두 학교를 찾아가 봤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얘기는 같았습니다. "규정대로 했다", "방법은 없다"
비디오머그 학교폭력
비디오머그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있던 A학교, 피해학생이 있던 B학교 두 학교를 찾아가 봤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얘기는 같았습니다. "규정대로 했다", "방법은 없다". 맞는 얘기입니다. 가해학생에게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를 새길 수는 없지 않냐는 말도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조치는 피해학생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인 피해학생은 지난 4월 일면식 없는 4학년 형에게 전치 4주의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 그 형은 같은 학교로 전학을 왔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무런 언질은 없었습니다. 확인해보니 가해학생 부모가 전학을 위해 가까운 지역으로 이사를 온 건 아니었습니다. 가해학생 가족은 이미 수년 전 피해학생이 사는 아파트 주변에 이사를 와 살고 있었습니다. 당시엔 원래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를 옮기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자신이 사는 지역에 배정된 학교로 전학을 온 겁니다.
비디오머그 학교폭력
피해 학생 어머니
"계속 관찰을 하고 보고 있었는데, 애가 잠이 들려고 하길래 침대로 가자고 했더니, 얘가 하하하 이렇게 웃더라고요. 큰소리로. 드라마 보듯이. “어머, 얘가 왜 이래” 그랬더니 맛 웃더니 갑자기 바닥을 이렇게 치면서 아아아 이렇게 우는 거예요."
 
피해 학생은 정신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보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학교는 잘 지켜보겠다고 합니다. 강원교육청은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잘 지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영상보기 ▶ 가해학생이 피해학생 학교로 전학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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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문
  가. 제목 :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 학교로 전학을 왔다」 관련 반론보도문
  나. 본문 :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6월 29일 에스비에스 뉴스면 취재파일과 비디오머그에 [가해 학생이 피해학생 학교로 전학을 왔다]라는 제목으로 일면식 없는 상급생으로부터 초등학생이 일방적으로 전치 4주의 구타를 당하였는데 가해학생이 이미 수년전 피해학생이 사는 아파트 주변에 이사를 와 살고 있으면서도 전학을 하지 않다가 이번에 배정된 학교인 피해학생의 초등학교로 전학을 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가해학생 측은 “해당 사건은 가해학생보다 덩치가 더 큰 피해학생이 먼저 공격을 가한 쌍방다툼이었으며 이는 CCTV화면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가해학생은 수년전이 아닌 수개월 전에 해당 아파트로 이사를 왔던 것이었고 가해학생의 동생인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심장병을 앓고 있어 먼 곳까지 혼자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사정이 있었기에 가해학생까지 함께 전학을 하게 된 것이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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