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상 실언에 다시 고개 숙인 아베…조기 개각론 부각

아베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과정에서 나온 이나다 방위상의 실언을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계에서는 조기 개각과 함께 이나다 방위상이 경질될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어제(28일) 도쿄도 다이토구에서 열린 도쿄도의회 선거 자민당 후보의 집회에서, "엄중한 꾸짖음을 받고 있어 당총재로서 사죄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원점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이나다 방위상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그제 한 '자위대' 관련 실언에 대해 사과한 것입니다.

이나다 방위상은 자민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자위대로서 부탁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자민당 후보에 투표해줄 것을 호소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습니다.

야권은 자위대의 정치 행위를 제한하는 자위대법을 위반했다며 파면을 주장하고 나섰고 일본 언론들도 성향을 떠나 사설을 통해 호되게 비판했습니다.

도쿄신문은 "발언을 철회한다고 해서 끝날 얘기가 아니다. 행정의 독립성을 일탈하는 위법행위다"고 비판했고, 마이니치신문은 "자각의 궁핍함에 어처구니없다"고 썼습니다.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 역시 논설위원 칼럼을 통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나다 방위상은 맹렬하게 반성하라"고 꾸짖었습니다.

이나다 방위상의 실언은 아베 총리가 밀어붙이고 있는 개헌 논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방위성 관료와 유엔 평화유지활동 간부 출신이 모인 '자위대를 활성화 모임'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이나다 방위상 발언은 자위대를 '자민당의 군대'로 말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헌법개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아베 총리가 8월 개각을 통해 이나다 방위상을 교체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민당 간부는 요미우리에 "개각에 맞춰 교체하면 경질이라는 인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