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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드러났는데 저수율 56%?…저수율 통계 신뢰 '흔들'

<앵커>

요즘 같은 가뭄에 대비해서 전국에, 저수지 1,600개정도가 마련돼있는데요, 물이 얼마나 차 있는지 측정하는 기계가 고장 나 있거나, 아예 없는 데가 수두룩합니다.

TBC 박철희 기자가 현장을 가봤는데, 황당한 수준입니다.

<기자>

한국 농어촌 공사가 실시간 공개하는 저수율 현황, 고령의 한 저수지 저수율이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56.5%, 수심도 3.5m로 정상 수준입니다.

과연 그런지 현장을 찾았습니다. 3분의 1 정도는 이미 바닥이 드러났고 물 빠진 곳에 경운기가 한참을 들어와 있습니다.

물을 구하려 안간힘을 쓰는 주민들에게 저수율이 맞는지 물었습니다.

[주민 : (예년엔) 여기까지 찼었거든요. 그랬는데 이게 56.5%? 말이 안 되는 소리지. 10% 되겠나?]

인근 논 곳곳에서 바닥이 갈라지고 어린 벼들이 말라갑니다.

자동 수위계측기는 무용지물입니다.

[농어촌 공사 관계자 : (계측기로는) 57.5%인데 (다시 확인하니) 실제적으로 35% 정도 됩니다. 가끔 이렇게 고장 난 경우가 있는데…]

전국 1,600여 개 저수지에 설치된 수위 계측기 가운데 지난해 수리한 곳은 680군데가 넘습니다.

계측기가 없는 곳은 사정이 더합니다. 저수율이 43%로 집계된 칠곡의 한 저수지. 수문을 관리하는 동네 이장은 턱없는 소리라고 혀를 찹니다.

[칠곡군 심천2리 이장 : (저수율이) 5%도 안 된다고 봐요. 저 밑(동네)에 만족하게 빼면 하루도 안 걸리고 물이 다 빠져 버려요. 사람 심정도 논 마르듯이 말라 들어간다니까.]

밤사이 이곳 칠곡 지천에는 50mm가 넘는 비가 내렸지만 수위를 재는 기둥은 여전히 물 밖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수성못처럼 농업기능을 상실한 저수지들도 저수율 통계에 합산돼 혼란이 더합니다.

가뭄 극복의 시작점인 저수율 통계, 그 신뢰도가 바닥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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