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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프랜차이즈 치킨 무게의 진실은?

'중량 표시'없는 치킨…소비자 불신 부채질

[취재파일] 프랜차이즈 치킨 무게의 진실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치킨 한 마리를 시켰는데 예전보다 양이 줄어든 것 같다는 푸념이 많습니다. 지난겨울 전국적인 AI 대규모 확산 이후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호시탐탐 가격 인상을 시도하려다 정부 압박에 잇따라 무릎을 꿇자 이제는 치킨 사이즈를 줄인 거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치킨 중량표시
문제는 치킨 양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려 해도 현재 시판되는 치킨에 대한 중량 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돈 주고 사 먹으면서도 정확한 양을 모르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프랜차이즈 치킨을 직접 구입해서 양을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매출 순위 상위 5개 업체의 프라이드 치킨 메뉴 혹은 이와 비슷한 메뉴를 전화 주문이나 매장 방문을 통해 구입해 봤습니다. 우선 다섯 개 업체 모두 사용하는 생닭의 사이즈는 모두 같았습니다. 생닭 10호, 쉽게 말하면 1kg 짜리입니다.
치킨 중량표시 깜깜이
실제 구입한 5개 업체 치킨 무게를 측정한 결과 각각 866g, 846g, 797g, 689g, 618g 순이었습니다. 가장 중량이 많이 나온 A 업체의 경우 원재료인 10호 닭보다 134g 모자랐고 가장 중량이 적게 나온 E 업체의 경우 382g이나 모자랐습니다.

이렇게 원재료보다 무게가 줄어든 까닭은 뭘까?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튀기는 과정에서 중량이 줄어든다고 밝힙니다. 생닭 속의 수분과 지방질이 뜨거운 기름 속에 급격히 날아가는 탓에 20~15%가량이 손실된다는 겁니다. 이런 해명을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생닭을 사다 튀김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700g짜리 닭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뒤 중량을 재본 결과 1,050g이 나왔습니다. 줄어들기는커녕 350g이 늘어난 겁니다.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여러 곳에 문의한 결과 닭을 튀길 때 무게가 줄어든다는 설명이 맞긴 하지만 샘플 사례에서처럼 400g 가까이 줄어든 경우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과연 10호 닭을 쓴 게 맞는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튀기면서 무게가 늘어난 테스트 사례에 대해선 튀김 온도와 튀김 시간 등에 따라서 오히려 무게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었습니다.
동일 업체 다른 점포 제각각 중량
이번엔 동일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다른 점포 3곳에서 동일한 메뉴를 사다 비교해봤습니다. 이 또한 제각각이었습니다. 692g, 677g, 618g으로 가장 양이 많은 곳과 적은 곳 사이에 74g 차이가 났습니다.

문제는 포장지 어디에도 이같은 중량이 표시돼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원재료로 어떤 닭을 쓰는지는 물론 최종 조리된 치킨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도 표시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5개 업체 중 한 곳은 10호 닭을 쓴다는 문구가 조그맣게 있긴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개별 매장마다 또 개별 조리법마다 차이가 있어서 중량이 들쭉날쭉하다며 이렇다 보니 표준화된 중량을 표시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프랜차이즈 치킨 무게의 진실은?
과연 그럴까요? 치킨과 비슷한 조리 식품인 햄버거나 피자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자발적으로 중량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한 햄버거 업체는 채소는 물론 소스까지 똑같은 양을 쓰기 위해 고유한 장비를 사용하기도 하고요. 식당에서 먹는 갈비나 삼겹살 또한 1인분 정량을 저울에 달아 파는 게 기본이죠.

결국, 치킨 업체들이 가격 인상 대신 닭 크기를 줄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은, 돈 내고 사 먹는데도 중량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치킨 업계 스스로가 불러온 자승자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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