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의혹제보 조작' 조사 착수…"안철수도 만나겠다"

국민의당이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오늘(28일)부터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김관영 의원을 단장으로 한 진상조사단은 이유미 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이용주 전 공명선거추진단장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이 씨가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고 단정했습니다.

하지만, 김 단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면서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까지 반드시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내에서 이 씨에게 조작을 지시했는지, 특히 안 전 대표가 이번 일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이 이번 조사의 최대 쟁점입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이번 일은 당원 이씨의 과도한 열정 때문에 일어난 단독 범행이라고 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진상조사단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살피겠다는 방침입니다.

어제 이용주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사건 개요를 설명하며 이씨의 개인행동이라고 설명했지만, 김 단장은 "이 의원의 설명 역시 하나의 참고 자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단장은 이 씨부터 안 전 대표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사람들을 전부 만나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김 단장은 전날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만나 조사를 진행했으며, 오늘 오후 재조사도 하기로 했습니다.

김 단장은 "이 전 의원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을 전체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을 다시 거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검찰에 구속된 핵심 관계자 이유미 씨를 조사하기 위해 조사단이 직접 면회를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안 전 대표에 대해서도 김 단장은 "전체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반드시 면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단장은 "조작 증거가 어떻게 공명선거 추진단에 전달됐고, 어떤 검증 작업을 거쳐 브리핑 됐는지 과정을 소상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장이 발표 전 당시 총괄 본부장인 장병완 의원이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의원, 후보였던 안 전 대표에게 보고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며 광범위한 조사를 예고했습니다.

김 단장은 "당내 누군가가 긴밀히 연결됐다는 의혹도 있어 철저히 조사할 생각"이라며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증거 확보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태일 당 혁신위원장도 오늘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의 책임론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성역없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진상조사의 최대 쟁점은 안 전 대표가 의혹제보 조작 사실을 미리 알았는지 여부입니다.

국민의당 인사들은 안 전 대표가 사전에 알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은 이 씨가 혼자 벌인 일이고, 안 전 대표는 물론 당직자들 가운데서도 이를 미리 안 사람은 없었다는 게 그들의 요지입니다.

그런데도 밖에서는 국민의당 내에 누군가가 사건에 관여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은 "개인 혼자서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캠프마다 상황실을 통해 보고가 다 올라가므로 누군가가 조작을 지시하고, 액션플랜을 짰으리라는 것이 상식적 추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런 사안은 안 전 대표에게 보고가 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국민의당은 진상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개별적인 의견개진은 삼가 달라고 당부하며 내부 단속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당이 존폐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내부 잡음까지 흘러나가면 거센 비난 여론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단장 역시 "일부 의원들이 그동안 나온 자료들을 기초로 개인적인 견해를 얘기하는데, 자제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특검을 통해 문준용 씨 취업특혜 의혹도 함께 조사하자'는 주장에도 당 지도부는 역풍을 우려해 자제시키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