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확인된 흥부전 최고본(最古本)은 '흥보만보록'이라는 이름의 필사본으로 1833년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흥보만보록은 송준호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집안에 전해 내려오던 것으로 정병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19세기 한글소설 전문가 김동욱 박사가 고증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흥보만보록의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잘 알려진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입니다.
흥부와 놀부의 성이 연 씨나 박 씨라고 표기된 것과 달리 흥부가 무과에 급제해 황해도 개풍군을 본관으로 하는 덕수 장 씨의 시조가 됐다는 내용도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흥부는 착한 동생이고 놀부는 나쁜 형이라는 모두에게 익숙한 선악 구도조차 흥보만보록에는 다르게 나타나 있습니다.
김동욱 박사는 "놀부는 욕심 때문에 동생을 내쫓거나 부자가 된 동생 집을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후안무치의 악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식들 밥도 제대로 못 먹일 정도로 가난한 흥부의 가정 환경조차 흥보만보록에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흥보와 놀부 모두 평민 출신의 부잣집 데릴사위로 나오는 대목을 보면 교과서와 동화책을 다시 써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흥보와 놀부 두 형제 사이에 경제력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흥부가 가난한 친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친가로 돌아가면서 생긴 것으로 흥보만보록에는 나타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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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