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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답안지를 찢어…" 한 철학과 학생의 심오한 답안지

'답안지를 찢어버림으로써…
한 철학과 학생이 제출한 기말고사 답안지가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경희대학교 철학과 전호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자신이 강의하는 '인간의 가치 탐색'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제출한 기말고사 답안지를 공개했습니다.

철학과 1학년 학생이 작성한 이 답안지는 절반으로 북 찢어진 채 접착식 메모지로 봉합돼 있습니다.
'답안지를 찢어버림으로써…
이 학생은 메모지에 "흔히들 이야기하는 '정상적인 판단'을 통해 도출된 '정답'만을 마치 기계에서 뽑아내듯 강요하는 세상을 거부하고, 자신의 과거에 대한 성찰을 통해 스스로 세운 방식에 따라 자기만의 해답을 발견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인간의 가치"라고 적었습니다.

또 "나는 제도가 인간에게 점수를 부여하고 마치 쇠고기 등급 매기듯 인간을 재단하기 위한 수단인 '답안지'를 찢어버림으로써 인간이 바로 그러한 예속으로부터 벗어나 참된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찢어진 답안지를 제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전 교수는 "이 학생의 글을 읽으며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가 윤치호에게 받은 상패를 내동댕이쳐버리는 장면이 떠올랐다"면서 "이 학생은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칼로 끊어버린 알렉산더의 용기를 지녔다"고 평했습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답안을 적어낸 학생이 놀랍다' '좋은 답안이지만 학점은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 전호근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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